| 지난 2월 25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중국이 디스플레이와 레이저 빔을 이용해 용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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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지난 2월 25일 강원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도중 관객이 술렁이기 시작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무대 위로 날아가는 형상을 한 화려한 용 한 마리의 등장 때문입니다. 차기 동기 올림픽 개최국인 중국은 무대 중심에 놓인 25개의 디스플레이 주변으로 레이저 빔을 쏴 마치 날갯짓을 하는 아름다운 용을 표현해냈습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많은 언론은 중국이 ‘홀로그램 용’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죠.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중국이 선보인 공연에 사용된 기술은 ‘유사 홀로그램’입니다. 빛의 간섭성을 이용한 홀로그래피(Holography) 기술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홀로그램의 종류는 대상을 입체영상으로 찍는 사진술인 아날로그 홀로그램과 대상에 반사된 빛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디지털 홀로그램, 초다시점 입체영상·반투과형 스크린 투영 영상 등 유사 홀로그램으로 나뉩니다. 중국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선보인 용은 엄밀히 말하면 유사 홀로그램에 속합니다. 빛이 맺히는 디스플레이 없이 공중에 상이 떠 있는 영화 스타워즈 속 홀로그램 기술과는 다른 방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아이돌 홀로그램 공연장에 적용된 기술 역시 유사 홀로그램의 일종입니다. 홀로그램 공연에서는 고해상도 빔프로젝터로 바닥에 영상을 비추고, 무대 앞쪽에 45도로 기울어진 포일(Foil)이라는 특수 필름으로 이를 반사해 입체 영상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360도 어느 방향에서나 볼 수 있는 완전한 입체 영상을 구현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접하는 홀로그램은 대부분 이와 같은 유사 홀로그램에 불과합니다. 디지털 홀로그램은 이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데이터양이 많아 기존 4세대(4G) 네트워크로는 구현이 어려웠습니다. 10cm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 한 장면에만 1GB에 달하는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를 앞둔 5세대 네트워크(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빨라 진정한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360도 홀로그램 공연을 넘어 앞으로는 영화 속에서만 본 실시간 홀로그램 회의까지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