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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IFA 2018의 화두가 AI라면 그 핵심에는 구글이 있다. 구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자체 부스를 마련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AI 플랫폼 등을 알리며, 파트너 확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IFA 참가업체 중 구글 어시스턴트를 AI플랫폼으로 탑재한 곳은 50곳에 육박했다. 지난 2016년 5월 첫 발표된 구글 어시스턴트가 불과 2년여 만에 글로벌 가전업체의 AI 파트너로 확고한 위치를 점한 것이다.
중국업체들이 대거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중 양국이 대대적인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체 AI플랫폼 및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중국 업체들은 구글에게 AI 플랫폼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통일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IFA에서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을 비롯해 화웨이,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레노보, TCL, 창홍, ZTE 등 중국 IT·전자업체 대부분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전시 제품에 적용했다.
삼성전자 가전 부문을 총괄하는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이번 IFA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만큼 전 세계에서 많은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회사는 없다. 구글 등 미국 회사들이 AI 스피커를 내놓는 이유는 디바이스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그들은 5억개가 팔리는 디바이스가 없고 삼성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각자 잘하는 분야가 있으면 서로 협력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현석 사장은 이번 IFA 간담회에서 “AI 플랫폼은 두뇌이고 두뇌가 성장해야 팔·다리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은 AI 플랫폼을 가진 쪽이 쥐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