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연극무대 이한위 "조재현이라서 한다"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서 노익 역 컴백
제작사 대표인 절친 조재현과 '의기투합'
매번 딱 맞는 역할 제안하니 거부 못해
노인 연기하며 사람 소중함 알게 돼
또 오해영 제2전성기 "명품 수식 어색해"
  • 등록 2016-06-27 오전 6:15:00

    수정 2016-06-27 오전 6:42:29

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탄탄한 내공의 명품조연이 꼭 등장한다. 배우 이한위도 여기에 속한다. 요즘 뜬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 아버지로 활약중인 그는 드라마 첫 대면식에서 “생각보다 체격이 있다”는 작가의 말에 식음전폐하고 7㎏을 뺀 33년의 내공을 가진 배우. 그는 “내가 맡은 역할 중 가장 대사가 없는 침묵하는 인물이다. 표정만으로 감정상태를 전달해야 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라면서 “실제 아버지 같다는 드라마 팬들의 말에 감개무량하다”고 웃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명품조연? 명품이란 수식은 좀 거시기한데. 들을 때마다 뜨끔하다. 허허허.”

최근 TV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촌철살인 감초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한위(55)가 연극무대에 선다. 2014년 ‘월남스키부대’ ‘민들레 바람되어’에 출연한 이후 2년 만이다. 이한위는 배우 조재현이 대표로 있는 수현재컴퍼니의 제작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7월 1일~9월 18일 수현재씨어터) 앙코르공연에 노인 역으로 돌아온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2008년 연극열전 시리즈로 처음 선보였다. 초연 때부터 객석점유율 115%를 기록, 전국 25개 도시에서 670여회 공연하며 누적 관객 20만명을 동원한 수작이다. 민들레꽃이 핀 무덤가를 무대로 살아 있는 남편과 죽은 아내의 엇갈린 대화라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원년 멤버 이한위는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 바람둥이 남편 역할을 배우 김상규와 번갈아 맡는다. 극 중에서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 매 공연마다 함께해왔다.

영화·드라마·연극까지 종횡무진 이한위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데뷔도 어렵지만 생존하기 힘든 게 이 바닥”이라며 “진짜 프로는 길게 간다. 이 바닥에서 30여년 버텼으니 배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이한위는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는 이유로 “순전히 조재현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 작품이 노인 역할 데뷔작이기도 하다”고 농을 던지며 “사실 생활이 불투명한 직업이다. 약속을 어길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다. 규칙적으로 불규칙하게 살아온 셈이다. 그럼에도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조재현에 대한 믿음”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1998년 50%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야망의 전설’에서 만난 뒤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소문난 절친이다.

“캐릭터도 맞아야 하고, 함께하는 배우와의 작업도 중요한데 조재현은 그런 면에서 똑똑하고 좋은 제작자이다. 내가 적역이라 느낄 만큼 캐스팅에도 능하다. 내게 역할을 제안한 이유가 꼭 있더라. 먼 곳을 꿰뚫어 볼 줄 안다. 어려운 시간을 쪼개 조재현의 작품에 참여하는 이유다.”

1983년 KBS 10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연기인생만 33년차다. 초·중·고교 시절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려고 반장·연극동아리에 나선 것이 천직이 됐다. “탤런트에 합격한 당시에는 배우란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 느꼈다. 직업으로 삼았을 뿐 배우는 아닌 것 같았다. 30여년이 지난 이제야 배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

꾸준한 연기인생의 비결을 묻자 “우스갯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를 뽑아준 감독과 작가가 원하는 톤의 연기를 한다. 비위를 맞춘다는 얘기가 아니다. 분명히 나를 그 캐릭터에 캐스팅한 이유가 있을 거다. 작가와 감독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극중 역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는 편이다. 조연은 조연다워야 한다”면서 명품이란 수식에는 손사래를 쳤다.

‘민들레 바람되어’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드라마 막바지 촬영 중이라 병행하며 연습하고 있다”면서도 “전노민·이일화를 비롯해 대학로 베테랑 배우가 출연한다.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연극을 오래 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걸 왜 몰랐나 반성하게 됐다. 행복하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작품을 느끼는 바도 다르다. 10번씩은 꼭 봐달라. 하하.”

드라마 ‘추노’에서 오포교 역을 맡아 명품 조연 연기를 펼친 이한위. 오른쪽은 7월1일 개막하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프로필 이미지(사진=이데일리DB·수현재컴퍼니).
남다른 패션 센스를 가진 배우 이한위가 이날 인터뷰에도 흰 셔츠와 흰 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화려한 패션 센스를 뽐냈다(사진=방인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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