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비용항공사 안전불감증 걱정된다

  • 등록 2016-01-13 오전 3:00:00

    수정 2016-01-13 오전 3:00:00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안전사고가 심상찮다. 심지어 국토교통부가 2달 동안의 특별 안전 점검에 착수한 날에도 사고가 발생했다. 마카오에서 그제 새벽 김해공항으로 돌아오려던 에어부산 항공기가 기체 이상으로 결항하고 말았다. 승객 일부는 그나마 다른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으나 150여명은 꼬박 하루가 늦은 어제 아침에야 김해공항에 도착했고, 이 항공기의 부산∼제주, 부산∼오사카 노선 연결편도 덩달아 지연 운항됐다.

에어부산 / 사진=연합뉴스
기내식을 비롯한 서비스와 인력 등의 부문에서 거품을 빼는 방법으로 항공료를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저비용항공이다. 197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도입돼 대성공을 거둔 이래 전 세계로 퍼지며 관광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 왔다. 현재 모두 6개에 이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여객 점유율은 2011년 5.1%에서 지난해 16.2%로 껑충 뛰었고, 국내선만 따지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문제는 ‘이러다 정말 대형사고가 터지는 게 아닌가’ 하는 아찔한 불안감이 엄습할 정도로 저비용항공업계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최근만 해도 지난 3일 필리핀에서 부산으로 오던 진에어 항공기의 출입문이 덜 닫히는 바람에 승객들이 굉음과 두통으로 시달리다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달에는 김포발 제주행 제주항공이 1만 8000 피트 상공에서 8000 피트로 급강하하는 통에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홍콩행 이스타항공이 객실기압조절장치 결함으로 이륙 30분 만에 되돌아온 것도 최근의 일이다.

물론 그런 점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규모가 큰 대형 항공사도 전혀 다르지 않다. 정비불량과 기체결함에 따른 운항지연 및 결항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가 인색한 탓이다. 이래서는 항공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가 없다.

국토부는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통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노선감축, 운항정지 등의 초강수도 불사할 방침이다. 대형사고는 반드시 수많은 징후가 선행한다고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예고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솜방망이 조치로 대형사고를 키우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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