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소폭하락..월간으론 8개월 최대낙폭

지표부진-유럽우려 약화 `팽팽`..뒷심 발휘
금융주 상대적 강세..페이스북도 반등 성공
  • 등록 2012-06-01 오전 5:07:24

    수정 2012-06-01 오전 5:07:24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5월 마지막 거래일에도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했다.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하게 나왔지만,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다소 약화되며 그나마 막판 뒷심을 보인데 만족해야 했다.    특히 5월 한 달간 뉴욕 3대지수는 일제히 5% 이상씩 하락하며 7% 하락했던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3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6.41포인트, 0.21% 하락한 1만2393.4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00포인트, 0.23% 낮은 1310.32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전일대비 10.02포인트, 0.35% 떨어진 2827.34를 기록했다.   개장전 잇달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해 시장심리를 냉각시켰다. ADP사가 발표한 이달중 민간고용은 예상밖에 저조한 모습을 보였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5주일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9%로 종전 2.2%에서 하향 조정됐다. 다만 미국 소매업체들의 5월중 동일점포 매출은 양호한 모습을 보인 점이 위안이었다.   유로존에서는 유럽연합(EU)이 제안한 금융동맹과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통한 유럽 은행 자본확충 지원 방안에 대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동조의 뜻을 밝히며 기대감을 높였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스페인의 구제금융 지원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도 힘을 실어줬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와 이동통신주가 강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94% 상승했고 페이스북의 상장 주관사 업무를 변호한 모간스탠리가 2% 가까이 올랐다. 씨티그룹도 2% 이상 상승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5.0% 상승해 주가 30달러대에 근접했다. 예상보다 좋은 동일 점포 매출을 기록한 타겟과 TJX가 강세를 보였고, 매출이 다소 부진했던 코스트코까지 0.68%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리미티드브랜즈는 3% 이상 하락했다.   밸보츠는 시카모어 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90% 가까이 폭등했고, 게이로드 인터테인먼트도 호텔 브랜드를 매리엇에 매각할 것이라는 쇡에 10% 이상 급등했다.   반면 캐터필러는 3% 가까이 하락했고, 조이 글로벌도 수주율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5% 이상 하락했다.

◇ 융커 "그리스 긴축 이행시한, 1년 연장"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이 그리스가 유로존과 약속한 긴축 프로그램을 이행하는데 필요한 목표 시한을 1년 연장해줄 뜻을 밝혔다.

이날 융커 의장은 룩셈부르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그리스에서 관찰한 최근 상황이나 경기침체를 보여주는 경제지표들을 감안할 때 긴축목표를 이행하는데 1년 더 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그리스에 긴축 프로그램 이행시한을 그 만큼 연장해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융커 의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1년 연장해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스의 추가 긴축프로그램은 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부채를 12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재정지출 감축과 정부자산 매각, 노동시장 개혁 등을 올해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다만 독일 정부는 여전히 당초 계획했던 대로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목표와 조건,기한을 그대로 유지하길 고수하는 입장이어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IMF, 스페인 구제금융 비상대책 준비중"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국제통화기금(IMF)내 유럽분과에서 스페인 구제금융 지원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9일 이미 45억유로를 투입해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 지분 45%를 인수했지만, 부실규모가 커 19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은행 구조조정기금(FROB) 부족으로 기금 채권이나 국채 발행 등을 통해 100억유로 정도를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이미 10년만기 스페인 국채금리가 연중 최고치인 6.66%까지 올라가는 등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IMF의 게리 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현재 IMF는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한 어떤 계획도 세워놓지 않고 있으며 스페인도 그런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소식통은 "IMF가 이런 상황에서 비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전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 대변인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이날중으로 소라야 사엔즈 스페인 부총리와 만나 스페인 경제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다음달 4일에는 스페인 경제에 대한 연례점검을 시작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른 소식통도 "이같은 스페인 경제에 대한 점검 이후 더 구체적인 비상대책의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은 우선 큰 틀에서의 비상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 美 IPO시장 얼었다..페이스북 사태 `후폭풍`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가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으면서 미국의 IPO시장이 급작스럽게 얼어붙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표적인 여행용품 할인 온라인쇼핑몰인 카약은 페이스북 IPO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IPO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조만간 열기로 했던 투자설명회(로드쇼)도 이미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고가의 보석류를 판매하는 그래프 다이아몬드사도 홍콩시장에 상장하기로 했던 일정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최근 페이스북 사태로 인해 잠재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또 페이스북과 비슷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했던 로열티 얼라이언스 엔터프라이즈도 조만간 기업공개에 나선다는 방침을 바꾸진 않았지만, 아직까지 공모가 산정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심지어는 이달 중순 이후 주관사를 통해 공모가 산정작업에 나서는 경우가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만간 일부 소규모 IPO가 몇건 예정돼 있긴 하지만, 공모가 산정은 보수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크래펠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격이 보수적으로 매겨질 것이며 이런 추세는 여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들어 지금까지 총 73개 기업이 291억달러 규모의 IPO를 완료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160억달러가 페이스북 한 기업에 의한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IPO시장이 지난 2007년 이후 무려 5년만에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드라기, `금융동맹-ESM 은행지원` 방안 지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금융동맹(banking union)`과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통한 은행 직접 지원 제안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의회에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 의장 자격으로 참석, 방키아의 부실 규모를 과소평가한 스페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역내 가장 중요도가 높은 대형 은행들에 대해 EU 차원에서 광범위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는 "최근 방키아와 덱시아의 경우를 보면 은행들을 구제해야할 극적인 필요에 직면했을 때 각국 당국자들은 구제금융 규모를 과소평가함으로써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그런 실수가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계속 반복되는 것은 최악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방키아 사태로 인해 우리는 각국 정부 당국에 은행 감독을 맡기는 것보다 중앙 집중화된 감독당국을 가지는 게 더 낫다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또 부실화된 은행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유럽 차원의 조직 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은행 고객들에 대한 예금을 보장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ESM을 통해 향후 역내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현재 EU 당국은 ESM을 통해 어떻게 은행 자본확충을 도울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ESM 자금이 은행 자본확충에 사용되느냐 아니냐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돈이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은행에 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큰 이슈"라며 지지의 뜻을 시사했다.

◇ 美 소매업체들, 5월 장사 `괜찮았다`

지난달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 소매업체들의 매출이 5월에는 다시 호조세로 돌아섰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어머니 날(mother''s day)` 효과도 한 몫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소매업체들의 5월중 동일점포 매출이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뛰어넘었다. 미국 2위 소매업체인 타겟은 5월중 4.4%의 동일점포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5%를 뛰어 넘었다.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스도 예상치인 4.0%보다 높은 4.2%의 동일점포 매출을 기록했고, 다른 백화점들인 JW 노드스트롬은 5.3%, 삭스 디파트먼트스토어는 4.0%로 각각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의류업체인 리미티드 브랜즈는 6.0%의 성장률로, 4.7%였던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밖에도 TJX가 8.0%의 높은 성장률로 시장 예상치인 5.3%를 크게 웃돌았고, 로스 스토어스(8.0%)와 스테인 마트(3.1%), 주미에즈(13.7%), 프레즈(1.3%) 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최근 소비심리가 다소 살아나고 있는데다 선물 수요가 많은 `어머니 날`이 작년 4월에서 올해 5월로 넘어온 것이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테리 룬드그렌 메이시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5월에도 매출 성장세의 모멘텀은 지속됐다"며 "작년에 좋았던 실적을 뛰어넘는 정도였는데, 백화점은 물론이고 온란인 쇼핑몰도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 美 고용지표 부진..1Q GDP도 하향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들이 모두 부진했다.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5월중 미국 민간 순고용이 13만3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5만명을 밑돌았다. 앞선 4월 수치도 종전 11만9000명에서 11만3000명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특히 작년말부터 민간고용 회복을 이끌었던 서비스업종에서 고용이 1000명 순증하는데 그쳤다.

기업들의 해고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8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건 늘어 5주일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37만건보다도 높았다. 2주일전 건수도 종전 37만건에서 3000건 소폭 상향 조정됐다. 추세를 보여주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4500건으로, 전주보다 3750건 증가했다.

아울러 민간 컨설팅업체인 챌린저사에 따르면 이달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직원 해고자수는 6만18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7%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이같은 해고 급증은 HP가 2만7000명 가량을 한꺼번에 해고하기로 통보한 영향이 컸다. 실제 올들어 컴퓨터산업부문에서만 3만2559명을 해고 통보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상무부는 미국의 지난 1분기중 GDP 성장률 2차 수정치를 1.9%로 발표했다. 이는 속보치인 2.2%보다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작년 4분기의 3.0% 성장보다 크게 둔화됐다. 다만 시장 예상치였던 1.9%에는 부합했다. 소비지출이 2.7% 증가해 종전 속보치에서의 2.9%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기업들의 재고투자도 부진했다. 1분기중 기업 재고는 577억달러 증가해 종전 속보치에서 예상했던 695억달러보다 줄었다. 이는 GDP 성장률에 0.2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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