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지표호조에 하락세 진정

다우-S&P500 강세..나스닥만 홀로 약보합권
기술주 약세..시스코 10% 이상 추락
  • 등록 2012-05-11 오전 5:06:36

    수정 2012-05-11 오전 5:07:1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일단 하락세를 멈췄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혼조양상을 보였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지만,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반발 매수세 유입이 하락을 막아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9.98포인트, 0.16% 상승한 1만2855.04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41포인트, 0.25% 오른 1357.99를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홀로 1.07포인트, 0.04% 하락한 2933.64를 기록했다.   그리스에서는 제1당과 2당 모두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가운데 제3당인 사회당이 마지막으로 정부 구성을 시도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조기에 2차 총선을 치르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유로존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일단 멈추면서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고, 지난주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고용 회복세를 재확인시켜 주면서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시스코시스템즈의 약세로 나스닥지수는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과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가 부진했다. 특히 시스코시스템즈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탓에 무려 10.49%나 추락했다. 시스코 실적 부진에 주니퍼와 세일즈포스닷컴, 넷앱 등 칩 제조업체들이 5~9%의 하락세를 연출했다.   백화점 업체인 콜스도 실망스러운 실적 탓에 4.33% 하락했고, 노드스트롬 역시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에 0.72% 하락했다. 코티와 버크셔 해서웨이로부터 더 높은 인수가를 제안받은 에이본 프로덕츠는 3% 이상 추락했다.   그러나 뉴스코프는 자사주 취득규모를 두 배나 높이기로 하면서 5% 가까이 상승했고 소니는 올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0.98% 올랐다. 선트러스트뱅크는 리지워스 인베스트먼트에 자산관리 부문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2% 이상 상승했다.

◇ 美 고용지표 호조..인플레는 안정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세를 이어갔다. 시장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으로, 고용 회복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6만7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의 36만8000건보다 1000건 줄어든 것이며 시장에서 예상했던 36만9000건보다도 적었다. 다만 2주일전 건수는 종전 36만5000건에서 36만8000건으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7만9000건으로, 전주의 38만4250건보다 줄었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건수는 322만9000건으로, 전주의 329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7월 이후 3년 10개월만에 최저치였다.

한편 미 노동부는 지난 4월 미국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0.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3월의 1.5% 상승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시장에서 예상했던 0.2% 하락보다도 낙폭이 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원유 가격 반락이 큰 보탬이 됐다. 원유 수입 가격은 1.8% 하락해 앞선 3월의 4.9% 상승에서 급선회했다.

◇ 美 재정수지, 3년반만에 첫 흑자 전환

미국의 재정수지가 최근 3년반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세수 증가와 정부지출 삭감에 따른 것으로, 이에 따라 재정수지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미 재무부는 지난 4월중 재정수지가 591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월의 404억달러 적자에서 큰 폭 개선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350억달러 흑자로 웃돌았다. 재정수지가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무려 3년 7개월만에 처음이며, 흑자규모는 지난 2008년 4월 이후 4년만에 최대였다.

이같은 재정수지 흑자 전환은 늘어난 세수 징수와 줄어든 정부지출에 따른 것으로, 실제 4월중 세수는 전년동월대비 10% 증가한 3188억달러를 기록했다. 재정지출은 21%나 줄어든 2597억달러였다. 국방비와 건강보험 보험금 지급 축소, 우정사업 분야 지출 삭감 등에 따른 것이다.

반면 미국의 지난 3월중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518억3000만달러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500만달러보다 높은 것은 물론 앞선 2월의 454억2000만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 버냉키 "주택관련 대출, 너무 빡빡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주택시장 관련 대출여건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은행들의 대출조건 완화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또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들의 대출이 더 줄어들 수 있는 위험이 있는지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은행 컨퍼런스에 참석, "미국 은행시스템 여건은 개선되고 있지만, 은행들은 튼튼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해야할 일들이 더 많다"며 "새로운 규제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만든 은행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몇몇 핵심지표를 보면 은행시스템이 더 견실해지고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고, 크레딧 여건도 많은 영역에서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재무제표가 개선되면서 많은 기업이나 가계가 과거보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쉬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재무적으로 더 강해진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부 영역, 특히 모기지나 상업용 부동산 등에서는 여전히 타이트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여전히 신용도가 괜찮은 많은 차입자들은 모기지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일부 자영업자들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도매쪽에서 단기 자금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일부 대형 금융기관은 여전히 유동성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도 덧붙였다.

◇ ECB "물가 상승위험 커질땐 기준금리 인상"

유로존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은 언제든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ECB 최고위층에서 제기됐다.

ECB내에서 거시경제 분석과 전망에 관한 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ECB 정책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물가 상방 리스크를 제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ECB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상방 리스크가 나타날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추가로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커질 경우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도입했던 다른 부양조치들도 모두 철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3년만기 장기대출을 포함한 비전통적 수단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이트 이코노미스트는 또 국채매입 프로그램 등 비전통적인 부양조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위기로 인해 채택했던 예외적인 통화정책 개입수단들은 그 본질상 일시적이어야 한다"며 "이는 여건이 개선될 경우 곧바로 되돌려지도록 돼 있다"고도 했다.

◇ 영란은행, 금리동결-자산매입유지..인플레 우려

영란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250억파운드(5168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현행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란은행은 이날 금리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0.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09년 3월 이후 3년간 금리 변동이 없었다.

또 3250억파운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유지하기로 했다. 영란은행은 앞서 지난 2월에 자산매입 규모를 500억파운드 늘렸고, 이 추가 매입을 완료하는데 3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최근 영국 인플레이션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 영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까지 상승하며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2%인 정책 목표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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