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금융시장 출렁

S&P, 그리스 신용등급 `정크`로 강등
포르투갈 신용등급도 하향조정
유럽·뉴욕증시 급락..유로 2개월 최저
  • 등록 2010-04-28 오전 5:23:17

    수정 2010-04-28 오전 5:23:17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들의 디폴트(국가부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27일(현지시간) 국제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인 `BB+`로 강등하고, 포르투갈의 신용등급도 `A-`로 낮췄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유로는 엔에 대해 2개월 최저로 하락했고, 달러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였다.

오후 3시39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0.0186달러 하락(유로 가치 1.39% 하락)한 1.3208달러를, 유로-엔은 2.87엔 하락(유로 가치 2.28% 하락)한 123.0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유로는 이밖에도 영국 파운드, 호주 달러, 스위스 프랑 등에 대해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로 약세는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달러로 결제되는 상품 가격을 끌어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76달러(2.1%) 하락한 82.44달러에서 마감했다. 금, 구리 등 다른 상품 가격도 일제히 떨어졌다.

주식시장도 크게 타격을 받았다. 범유럽 지수인 다우존스 스톡스600은 전일대비 8.45포인트(3.13%) 하락한 261.65에서 마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는 2~3%대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서는 다우 지수가 213.04포인트(1.90%) 하락한 1만991.99를, 나스닥 지수는 51.48포인트(2.04%) 내린 2471.47을, S&P500 지수는 28.34포인트(2.34%) 떨어진 1183.71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강세를 나타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0.1254%포인트 하락(가격 상승)한 3.6800%를 기록중이다.

◇ 그리스 신용등급 `정크`로 강등

S&P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B+`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는 투자부적격의 첫번째 등급이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S&P는 "그리스가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과정에서 직면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재정적 도전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 나라가 향후 3주 내에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채무 이행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그리스는 지난 23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EU와 IMF는 그리스 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대 450억유로를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IMF와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할 때까지 그리스에 대한 지원 결정은 없을 것"이라며 "독일은 그리스가 향후 수년간의 호된 조치에 동의해야만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정위기 주변국가로 확산

재정위기 사태는 그리스를 넘어 주변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제2의 그리스`로 꼽히며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S&P는 이날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보다 2단계 낮은 `A-`로 제시했다. 이는 투자부적격 등급보다 4단계 높은 수준이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포르투갈의 재정 위험이 확대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포르투갈은 오는 2013년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 비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분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미국을 방문 중 "이미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처럼 이것(디폴트)은 논의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미국도 안전하지 않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럽 국가들을 거쳐 미국, 일본 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경고는 S&P의 그리스 등급 강등이 발표되기 전에 나왔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자신의 경제연구소인 RGE모니터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그리스가 최근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시장의 경계론자들(vigilantes)은 이미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아일랜드, 아이슬란드를 목표로 삼아 국채 수익률을 끌어 올렸다"며 "이들은 점차적으로 일본과 미국 등 재정정책이 불안정한 국가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권시장의 경계론자들이란 지난 1984년 경제학자 에드워드 야데니가 만든 말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있거나 중앙은행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 매도 등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자자 일단을 지칭한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도 이날 초당적 재정적자 대책위원회인 국가재정책임개혁위원회(NCFRR)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이 재정적자를 감축하지 못한다면 미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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