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케이스쉴러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지난 2009년 5월 이후 3%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2010년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무분석업체인 파이서브렌딩솔루션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가격은 내년 평균 11.3%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팻 뉴포트 IHS글로벌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집값이 안정된 것은 낮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집값이 하락할 이유도 많다"고 평가했다.
31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내년 주택가격 하락이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로는 주택차압의 증가와 모기지금리 상승, 그리고 세제 혜택의 점진적 축소를 꼽았다.
◇ 멈추지 않는 주택차압
무디스는 정부가 시도한 모기지 수정 프로그램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디폴트(모기지 체납) 비율 전망을 상향조정한 바 있다. 포셔는 "정부의 수정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디스는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미 시작됐으며, 추가 하락폭은 8%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차압 압력을 크게 받고 있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네바다 주는 이보다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차압 국가`의 저자인 샤리 올레프슨은 "지금까지의 주택차압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 금액보다 집값이 더 낮아질 경우 고정금리 대출자들조차도 전략적인 디폴트를 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레프슨은 이같은 이유에서 내년 집값이 지역에 따라 5~1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미 평균 하락폭은 약 10%로 예상했다.
◇ 치솟는 모기지 금리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모기지증권(MBS) 매입을 통해 모기지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점차 축소돼 오는 3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캐피털 대표는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영원히 지원해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세제 혜택은 양날의 칼
정부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최대 8000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줬고, 이미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다른 주택을 구입할 때에도 최대 6500달러를 세금에서 공제해줬다. 그러나 이 제도는 오는 4월 종료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지원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세제 혜택이 양날의 칼과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4월 이전에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이후부터는 주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제 혜택은 경제가 충분히 회복돼 주택 판매가 늘어날 때까지 일시적인 지원 효과를 내주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상반기 동안에는 주택구입 세제 혜택, 하반기에는 일자리 증가로 인해 모기지 금리 상승의 역풍이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은 2010년 집값이 3%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