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경기판단 대체로 불변..고용개선 첫 언급

제로금리 장기간 유지 입장 재확인
위기 대응 비상조치들 연장 없이 종료
  • 등록 2009-12-17 오전 7:29:22

    수정 2009-12-17 오전 7:39:43

[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6일(현지시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내놓은 성명서에서 고용시장 개선을 처음으로 언급해 주목되고 있다.

위기 이후 열린 FOMC 성명서에서 고용시장 개선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실업률이 예상 밖으로 하락한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은 다만 전반적인 경기 판단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경기 회복세가 아직 약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편 각종 위기 대응 비상조치들에 대해서는 연장 없이 예정대로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원책 종료가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구전략에 한발짝 다가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 고용 개선 첫 언급

연준은 FOMC 성명서에서 "11월 FOMC 이후 경제 활동은 지속적으로 회복됐으며, 고용 시장 악화는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활동이 `회복됐다(picked up)`는 표현은 지난 9월 이후 유지됐고, 고용 시장의 `악화가 완화되고 있다(deterioration is abating)`는 표현이 새로 삽입됐다.

지난달 예상보다 적은 일자리 감소로 인해 실업률이 하락하면서 10%를 기록한 이후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평가가 상향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지난 번에는 가계소득 증가세가 `느리다(sluggish)`고 표현했지만 이번에는 `완만하다(modest)`다는 표현으로 바꿨다. 역시 개선된 문구이다.  

이번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은 변경 없이 유지됐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예상보다 높이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아직까지는 물가 상승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 비상조치들 예정대로 종료

연준은 12월 FOMC 성명서에서 위기 이후 취했던 비상조치들을 연장 없이 예정대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책 중단이 금리인상이나 국채 및 MBS 채권 매각을 의미하는 출구전략을 의미하지 않지만,  연준의 정책이 출구전략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머니마켓펀드유동성대출(AMLF), 기업어음자금대출(CPFF), 프라이머리딜러신용(PDCF), 기간물국채임대대출창구(TSLF) 등을 내년 2월1일까지 종료하겠다고 설명했다. 기간자산담보부증권대출(TALF)의 종료 시한은 6월30일로 유지했다.

아울러 각국 중앙은행들과 체결한 통화스왑을 2월1일에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위기 이후 임시로 취했던 통화스왑을 종료하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통화정책 방향 변경은 아직

고용 개선에 대한 언급과 비상조치 종료에 대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그대로 유지했다. 앞으로 정책이 변경될 것이라는 힌트 역시 없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exceptionally low levels of the federal funds rate)를 장기간(for an extended period) 유지하겠다`는 표현도 그대로 남겨뒀다.

이에 대해 마이클 펠로니 JP모간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FOMC에서 서프라이즈는 없었다"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갖게끔 만드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기에 대한 연준의 판단은 최근 관계자들의 연설 내용과 같은 톤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댄 그린하우스 밀러타박앤컴퍼니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변함이 없다"며 "정책이 변경될 시기가 온다면 연준은 시장이 준비할 수 있도록 단어를 수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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