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의 강세로 나스닥 상승이 두드러졌다. S&P500 지수는 4개월 최고치로 올라섰다.
휴렛패커드(HP)의 EDS 인수에 이어 이어진 인수합병(M&A) 호재가 모멘텀을 제공했다. 이날 억만장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은 야후에 공식적으로 이사진 교체를 요구했고, 미국 방송 채널 CBS는 C넷 네트워크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텔 등 기술주가 M&A와 글로벌 컴퓨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의 낙관적인 보고서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에너지주는 `주가가 싼 수준`이라는 UBS의 보고서를 호재로 상승했다. 티파니의 실적전망 상향을 호재로 유통주도 랠리를 펼쳤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산업생산은 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고, 뉴욕과 필라델피아의 제조업 경기도 위축됐다.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4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간 고용시장 사정도 악화 일로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992.66으로 전일대비 94.28포인트(0.73%)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03포인트(1.48%) 오른 2533.73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23.57로 14.91포인트(1.06%)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이틀째 하락, 1주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0센트 내린 124.12달러로 마감했다.
◇야후·C넷 등 기술주-엑손 등 에너지주-티파니 등 유통주 `상승`
야후(YHOO)가 2.3% 올랐다.
이날 칼 아이칸은 로이 보스톡 야후 회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사진의 판단은 분명 비이성적인 것이었고, 이로 인해 주주와 MS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며 이사진 교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아이칸은 "주당 33달러(총 475억달러)의 MS 인수 제안은 분명 훌륭한 제안이었다"며 비난했다.
그는 "몇몇 야후 주주들이 위암장 대결을 주도해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며 "이미 MS와의 재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만한 10명의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10일간 야후 주식 5900만주를 매입했으며, 25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매입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FTC)에 승인을 요청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C넷 네트워크(CNET)는 43.5% 급등했다. 반면 CBS는 2.4% 하락했다.
CBS는 C넷 네트워크를 1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주당 인수 가격은 11.50달러. 전날 종가인 7.95달러에 45%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CBS는 "C넷 인수를 통해 성장하는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인텔(INTC)이 글로벌 컴퓨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의 낙관적인 보고서에 힘입어 4.7% 오르는 등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티파니(TIF)도 실적전망 상향 및 배당금 인상에 힘입어 6.6% 뛰었다.
티파니는 이날 1분기 실적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배당금을 주당 17센트로 13% 인상했다. 티파니는 오는 30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미국 3위 백화점 JC페니(JCP)는 기대를 넘어선 실적에 힘입어 4.7% 올랐다.
JC페니는 1분기 순이익이 1억2000만달러(주당 54센트)로 전년동기 2억3800만달러(주당 1.04달러) 대비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50센트는 웃도는 수준이다.
JC페니는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블랙스톤그룹(BX)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5.3% 상승했다.
블랙스톤은 1분기 6650억달러(주당 6센트)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12센트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신용위기로 M&A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산업생산 0.7%↓..`예상 하회`
미국의 4월 산업생산은 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월 산업생산이 0.7%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을 하회한 수준.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는 0.6% 감소였다.
산업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0.8% 줄어 지난 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한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생산설비 가동률도 전월의 80.4%에서 79.7%로 하락했다.
◇5월 뉴욕 제조업경기 `예상 밖 위축`
미국 뉴욕 지역의 5월 제조업 경기는 월가 기대를 하회하며 예상 밖의 위축세를 나타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5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0.6에서 -3.2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를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가격지불지수가 69.6으로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경기 6개월째 `위축`
미국 필라델피아의 제조업 지수는 6개월 연속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마이너스(-)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은 5월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24에서 -15.6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1도 웃돈 수준이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제조업경기는 여전히 냉각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2월 부터 제조업지수가 경기위축을 의미하는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 `4개월 최저`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4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5월 주택건설업 경기신뢰지수가 전월의 20에서 19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0을 하회한 수준. 주택 건설업체 가운데 20%만 향후 주택건설경기를 낙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지수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20을 유지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주택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를 대폭 줄였지만 주택재고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주택차압의 급증으로 기존주택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재고가 평상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AHB의 데이비드 세이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개선될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업수당 연속 수급자 `4년 최대`
미국의 주간 고용시장 사정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가 4년래 최대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10일 마감 기준)가 전주대비 6000명 증가한 37만1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실업수당청구가 35만명을 넘어서면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3일 마감 기준)는 306만명으로 2만8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04년 3월 이래 최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