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혼조 마감..금융주↓-상품주↑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3월의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쳤다.

다우 지수는 장중 반등을 시도하다가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심한 모습을 연출하다가 약보합권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여전한 경기후퇴(recession)와 신용위기의 짓눌림 속에 금융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금융주는 지난 주말 발표된 UBS의 6000억달러 상각 전망과 지속되는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워렛 버핏의 보험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여파로 밀려났다.

반면 유가와 금값이 이날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품주에는 힘이 실렸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5년래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건설 경기도 민간 주택부문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됐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258.90으로 전일대비 7.49포인트(0.06%)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88포인트(0.57%) 내린 2258.60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31.34로 0.71포인트(0.05%) 올랐다.

◇유가·금값 `또 최고`..달러 `또 최저`

국제 유가와 금값은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달러가 유로 대비 연일 최저 행진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용 및 투기성 상품 매수세가 원유와 금 등 상품시장으로 몰려든 데 따른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61센트(0.6%) 상승한 102.45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103.95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역대 최고치인 1980년 봄의 103.76달러도 넘어선 것이다. WTI는 올들어 68% 상승했다.

금값도 장중 온스당 992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0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금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온스당 9.20달러(0.9%) 오른 984.20달러로 마감했다.
 
한편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5272달러까지 치솟아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리먼·베어스턴스 등 금융주 `하락`-엑손 모빌 등 상품주 `상승`

금융주가 악재 만발 속에 약세를 나타냈다.

리먼 브러더스(LEH)와 베어스턴스(BSC)가 각각 4.7%, 3.2% 하락했다. 골드만삭스(GS)도 2.7% 내렸다.

메릴린치는 리먼 브러더스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을 종전 1.03달러에서 86센트로 하향 조정했다. 베어스턴스의 순이익 예상치도 1.64달러에서 95센트로 낮춰잡았다.
 
오펜하이머도 리먼 브러더스와 골드만삭스 등 올해 미국 증권사들의 순이익 전망치를 14% 낮췄다.

메리디스 휘트니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 측면에서 봤을 때, 자본 시장의 환경이 너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손버그 모기지(TMA)는 유동성 부족으로 2억7000만달러의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요청에 응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파산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51% 폭락했다.

"보험업 파티는 끝났다"는 버핏의 전망에 AIG(AIG)도 0.4% 밀렸다.

반면 유가 및 상품 가격 강세에 힘입어 엑손 모빌(XOM)은 0.9% 상승했다. 다국적 곡물기업인 몬산토(MON)와 광산주 뉴몬트 마이닝(NEM)도 각각 2.5%, 2.4% 올랐다.

◇2월 제조업 경기 `5년 최악`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는 2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50.7에서 48.3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003년 4월 이래 최저 수준.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7.5는 상회했다.

ISM 지수는 지난 12월 50을 하회한 후 1월 50을 넘어섰다가 두 달만에 다시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FAO 이코노믹스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완만한 보고서였지만 경기후퇴(recession) 가능성을 널리 알렸다"고 분석했다.

◇1월 건설경기 `예상보다 큰폭 악화`

미국 상무부는 1월 건설지출이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7%보다 큰 감소폭이다.

부문별로 민간 주거용 건설 지출이 12월 2.6%에 이어 3% 줄었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19.7% 급감했다. 민간 주거용 건설 지출의 감소는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됐음을 의미한다.

민간 비주거용 건설 지출도 2.2% 줄었다. 공공 부문의 건설 지출도 0.2% 감소했다.

12월 건설지출은 당초 1.1% 감소에서 1.3% 감소로 하향 수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