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태평양 해상에서 중국 잠수함 한 대가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호(號) 전단을 어뢰·미사일 사거리 내까지 근접 미행하다 발각됐다고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중국 잠수함이 영해를 벗어난 태평양에서 미 항모를 미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중국의 ‘쑹(宋·Song)’급 디젤 잠수함 한 척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키티호크 항모 전단을 미행하다 항모 전단에서 5마일(약 8㎞) 떨어진 지점에서 물 위로 떠올라 정찰기에 탐지됐다고 밝혔다. 중국 잠수함은 고대 왕조의 이름을 본떠 샤(夏·Xia)급, 한(漢·Han)급, 쑹급, 밍(明·Ming)급 등으로 분류된다.
당시 정례 가을훈련 중이던 미 항모 전단에는 공격용 잠수함과 대잠(對潛) 공격용 헬리콥터 등도 포함돼 있었지만 수면 부상 전까지 미행 중이던 중국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했다. 중국 잠수함은 러시아제 항모 공격용 항적(航跡) 추적 어뢰와 대함 순항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었다.
워싱턴타임스는 오는 주말 게리 루즈헤드(Rougehead) 미 태평양 사령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번 사건이 공개돼 양국간 군사교류 증진 노력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1996년 미국이 대만 근해에 항모 2척을 보내 무력시위를 한 사건 이후 미 항모 공격능력을 향상시켜 왔으며, 2004년에는 괌·일본 근해에 ‘한급’ 잠수함을 보내 일본 자위대에 비상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미 당국은 중국 해군이 아시아 국제 수역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유사시 중동-아시아 간 석유 수송로에 개입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