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

지상파 DMB 칩 개발..내년초 양산
"내년은 21세기형 IT 원년이 될 것"
  • 등록 2004-12-09 오전 7:30:00

    수정 2004-12-09 오전 7:30:00

[edaily 김상욱기자] "추수를 앞두고 있는 농부의 심정과 같다고 할까요? 내년은 지금까지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사진)은 요즘 설레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다. 고집스럽게 한 우물 판 결과물을 하나 얻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전자부품연구원(KETI)과 공동개발한 지상파 DMB용 동영상처리 칩( NEPTUNE)과 이 칩을 채택해 만든 지상파 DMB 전용 단말기다. 서사장은 소형 TV인 이 단말기를 친자식처럼 애지중지한다. 그의 사무실에도 집에도, 심지어 승용차 에쿠스 안에도 설치되어 있을 정도다. 일반 승용차용 소형 TV는 공중파를 쓰기 때문에 전파가 자주 끊기고 화면도 고르지 못하지만 지상파 DMB 단말기는 고속 주행중에도 고화질 시청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그는 "내년은 광대역통합망(BcN)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중심으로 `혁명`이 일어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상파 DMB용 동영상처리 칩을 이용한 지상파 DMB단말기는 상용화가 되기도 전에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업계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어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이 시장에는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씨앤에스의 칩을 채용해 만든 단말기가 "역시 믿을만 하고 좋다"는 평가가 확산되어 있다. 서사장은 "지상파DMB용 동영상 처리 칩세트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이 가능하고 몇몇 국내외 업체들과 제품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 칩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은 아니다. 나오기까지는 숱한 역경과 고난이 있었다. 서사장은 지난 93년 씨앤에스를 설립한 이래 줄곧 멀티미디어 정보 통신용 핵심 반도체개발에만 매달려왔다. 곰처럼 미련하다는 핀잔속에서도 한 길만을 고집했다. "그동안 개발비용만 1천억원이상 들어갔을 걸요" 그 결과 씨앤에스의 기술은 BcN이나 DMB 분야에서 업계의 표준적 위치로 자리잡게 됐다. 또 KT 등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와 프랑스텔레콤이나 차이나유니콤 등 외국회사들도 씨앤에스 기술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다. 그가 이렇게 10년이상이나 한 우물을 팔 수 있었던 것은 몸 속에 체질화된 장인 근성 때문이다. 서사장은 삼성전자 D램 개발팀에서 9년정도 근무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재직시절 국내 최초로 D램 설계분야에서 미국 특허를 취득했고, 90년엔 1메가바이트 v램 개발 공로로 삼성그룹에서 주는 기술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누구나 다 비슷하지 않겠냐"며 "한 분야에서 10여년간 일을 해오다 보니 내가 가장 자신있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나만의 일을 해 보고 싶었다"며 독립후 외길을 걷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서사장은 내년에는 영상전화기인 비쥬폰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쥬폰은 데이터와 영상을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는 양방향 영상통신이 가능한 단말기로, 웹 브라우저 및 각종 부가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각종 컨텐츠 검색은 물론 이메일 및 단문메시지의 송수신도 가능하다. 그는 "내년에는 DMB나 BcN을 모르고서는 얘기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내년이 21세기형 IT산업으로 바뀌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과거와 같이 음성위주의 통신만을 가지고서는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한다"며 "하나의 네트워크속에서 TV나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종합적인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보는 영상통신의 미래는 `진화와 융합`이다. 현재 각각 분리돼 있는 전화나 TV 등 영상과 통신을 대표하는 수단들이 점차 진화하면서 하나의 도구로 합쳐진다는 것. 서 사장은 "홈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진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라디오에서 흑백TV, 컬러TV를 거쳐 현재 HDTV까지 왔지만 앞으로는 홈네트워크를 통해 건강관리나 노약자 관리 등은 물론 홈뱅킹 등 통신과 관련된 거의 모든 서비스가 하나로 합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체 개발한 영상전화기를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시판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퀄컴의 경우 휴대폰을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휴대폰부문에서 없어선 안될 회사다"라며 "우리는 칩메이커(Chip Maker)인 만큼 그 역할에 전념하고 실제 생산이나 판매는 앞으로 우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곳으로 넘겨주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회사들이 노력해도 퀄컴이 생산하는 칩을 대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알맹이`를 계속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씨앤에스도 퀄컴과 같이 한 분야의 지배자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BcN과 DMB라는 두가지 중심축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그 시장에서 마스터(Master)의 지위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 입니다" 그의 말속에서는 자신감과 고집이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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