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폭락에 드러난 ‘코스닥 민낯’…성장도, 맷집도 꼴찌

덜 오르고, 더 빠지고…코스닥 증시 경쟁력 심각
2부리그 오명 속 단타 시장으로 전락, 지원책은 반짝 효과만
불합리한 시장 환경 바꾸고 불법 투기는 철퇴내려야
“흐릿한 코스닥 정체성, 혁신기업 자본조달 목적 상기해야”
  • 등록 2024-08-08 오전 5:30:00

    수정 2024-08-08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인 지난 5일 ‘블랙 먼데이’ 당시 주요 지수 중 가장 크게 내린 것은 일본의 닛케이였지만, 이번 폭락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의 체력이 탄로 난 것은 코스닥이다. 코스닥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산한 최근 한 주간 6.77% 하락하며 이슈의 중심에 선 일본 닛케이(-10.8%)와 나스닥(-7.00%) 다음으로 큰 낙폭을 보였는데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뭘 했다고 닛케이, 나스닥과 나란히 내리느냐”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왔다. 연초부터 이 시점까지 닛케이는 11.57%, 나스닥은 11.76% 올랐지만, 코스닥은 10.07% 내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블랙 먼데이 쇼크를 계기로 코스닥의 경쟁력이 심각한 수준까지 저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코스닥의 수익률이 ‘세계 꼴찌’가 우스개처럼 시장에 돌았지만, 올해는 숫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7일 엠피닥터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닥의 연초대비수익률(YTD)은 -13.62%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중국의 심천종합(-11.29%), 상해종합(-3.53%)보다도 낮다. 주요 48개 지수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코스닥이 이처럼 부진한 건 시장의 덩치는 키웠지만 부실 기업을 퇴출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다. 지난 3년간 코스닥 종목수는 1498개에서 1735개로 240개 가까이 늘었는데 전체 시가총액은 439조원에서 356조원으로 되려 줄었다. 주요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며 실적이 쪼그라들고 기관투자자의 외면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가 유행하고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이 떠오르는 상황서 코스닥에는 단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만 몰릴 경우 시장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는 위기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관련 제도를 손보고 종합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기업분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특례상장, 정리매매와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상장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시장이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조달이라는 목적을 상실해 단순히 상장 허들을 낮추거나 세제 지원만 하는 것은 단기 효과만 있을 뿐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법 투기 자본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실시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시장 신뢰도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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