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일 오전 9시(현지 시간) 리스본 테주 공원에서 거행된 제37차 ‘2023 리스본 WYD’(8월 1~6일) 파견미사를 마치며 서울을 차기 개최지로 발표했다. WYD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 로마로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을 불러 모은 대회를 시작으로 2~3년마다 열리고 있다. 전 세계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문화와 삶을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참가한다.
22일 서울 중구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간담회’에서 정순택 대주교는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 청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청소년·청년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라며 “정부·지자체와의 협력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성공적인 행사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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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애, 친교, 역동성’으로 대표되는 ‘세계청년대회’는 교황이 세계 청년들을 한 도시와 국가로 초대하는 형식이다. 대회 기간 중 청년들은 교황과 함께하며 가톨릭 교회와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된다. 정 대주교는 “교황 방문은 물론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한국과 세계의 청년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회 개최지로 서울이 선정된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뒀다. 그는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교황께서 남북 분단의 지엄한 현실을 뛰어넘을 평화와 화해의 큰 발걸음을 놓아주시리라 기대한다”며 “전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분열과 갈등 상황을 숙고하며 화해와 일치, 평화를 이루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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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년대회’는 사전 교구대회(4박 5일)와 본대회(5박 6일)로 구성된다. 교구대회는 전국 각 교구에서 마련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관광을 함께 진행한다. 본대회는 개막미사와 주교들의 교리교육, 고해성사, 십자가의 길, 밤샘기도, 파견미사로 이뤄진다. 하이라이트는 100만여명이 운집하는 ‘파견미사’다. 1995년 필리핀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에서는 폐막일 미사에 400만∼500만명 이상이 운집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천주교는 홈스테이(민박)와 성당, 학교 시설 등을 활용해 숙소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많은 참가자가 모이는 파견미사의 시점과 장소는 추후 바티칸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많은 논란을 낳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이후 국제적인 행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정 대주교는 “이번 잼버리 상황을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을 부분도 많다고 여겨졌다”며 “전국의 주교들과 상의하면서 교회의 역량있는 인사들로 조직위를 꾸리고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은 일정의 비용을 내고 대회에 참가한다. 개별적으로 숙소를 잡고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된다. 이번 리스본 대회를 기준으로 보면 숙소와 식사, 교통, 보험 등을 포함한 ‘풀패키지’가 235유로(한화 약 34만원), 숙소 등을 제외할 경우 95유로(한화 약 14만원) 정도였다. 정 대주교는 “수십만 명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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