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 25회 세계 잼버리 대회는 큰 아쉬움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대회 마지막 날 펼쳐진 K팝 아이돌 스타들의 라이브 콘서트가 실망을 충분히 달래주었겠지만 그렇다고 미숙했던 대회 운영의 책임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전라북도나 다른 기관의 책임 여부를 떠나 화장실, 샤워실 그리고 배수로를 충분히 점검하지 않았던 주무 부처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결국 정부가 최종적인 책임을 안게 되는 결과다. 악재라면 분명한 악재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폭우 기간 수해 대응에 구멍이 발생하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이슈와 8월 말로 방류가 예상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건 모두 진의 여부를 떠나 정부와 여당으로선 악재로 평가받는 사안들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민심의 지표가 윤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8~1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3%)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5%로 한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더 올라갔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이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올라간 36%, 더불어민주당은 1%포인트 내려간 30%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내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서울에서 지지율이 국민의힘 34%, 더불어민주당 27%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꽤 선전했던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PK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이 38%, 더불어민주당은 24%로 나왔다. 물론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PK 지역에서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도 무려 30%나 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 정당으로 힘을 실어주지고 있지는 않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총선 구도 역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정당 이름을 콕 집어 물어보면 민주당이 더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연합뉴스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5~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가상번호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5%)에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 소속의 후보에게 투표할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1.3%, 더불어민주당 27.4%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총선을 정권의 평가인지 아니면 정권에 대한 지원인지를 물어볼 경우 정권의 평가 또는 심판으로 보는 여론이 높지만 특정 당을 보기로 물어보는 경우는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와 여당의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내부 리스크인 이재명 대표 수사, 송영길 전 대표와 관련된 돈 봉투 수사 그리고 코인 이슈로 여론이 악화된 김남국 의원 문제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어렵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위기 국면에서 외연 확대를 위해 우여곡절 끝에 김은경 혁신위원장을 영입했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수도권, 중도층, 무당층, MZ세대의 민심을 품어내기는커녕 노인 폄하 발언 등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의 연속으로 혁신의 공감대마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정부와 여당이 특별히 민심을 흡수할 만한 호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뒷걸음 치고 있다는 현실은 문제가 내부에 있음이 분명해진다. ‘10월 퇴진설’까지 거론된 바 있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선택에 따라 당의 운명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시각에도 민주당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