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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지난 18일 이후 무려 7.6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2.12%)보다 가파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탓이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지난해 말 크게 오른 라면값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밀 가격을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라면 가격에 대해 “지난해 9, 10월에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하나하나 원가를 조사하고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는 소비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려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외국인이 계속 순매수를 이어갈 만큼 매수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북미시장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농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8604억원, 영업이익은 86% 늘어난 638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그런데 1분기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중 절반 넘는 금액(154억원)이 미국에서 나왔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북미 지역에서도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K-라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북미 지역에서 라면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절대적인 소비량이 적어 확장성이 크다. 연간 미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15개로 한국(77개), 일본(48개), 중국(32개) 등 아시아 시장과 견주면 한참 낮다.
주말 동안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일정도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농심은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참여기업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K-Food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베트남 현지인들과 함께 한-베 퓨전 음식을 맛보며 K-푸드를 널리 홍보하기도 했다.
농심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올 1분기 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에 이어 5번째에 불과하지만, 한류 열풍이나 라면 소비량 등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