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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은 단지 오늘 처한 상황이나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예측, 그리고 이에 대처할 자신과 배우자와 그리고 자녀의 삶에 대한 종합적 판단 속에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이라는 결정은 청년 각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한다. 과감히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삶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청년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책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회를 구성하고 진행함에 있어서 세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 첫째 청출어람단 구성부터 청년의 이질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다양한 청년들이 골고루 섞여있기를 바란다. 결혼부터 자녀 양육까지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갖고 있는 고민도 희망도 다를 수 있다. 다자녀를 가진 청년과 한 명의 자녀만 가진 청년, 어린 자녀를 가진 청년과, 초중등 자녀를 가진 청년, 기혼인 청년과 미혼인 청년은 각자가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들이 다를 수 있다. 저출산 정책이 출산, 양육 정책만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미혼 청년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야 한다.
둘째, 다양한 정책들을 평면적으로 나열할 것이 아니라 서로 간 차이가 느껴지도록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당사자이긴 하지만, 정책 전문가는 아니다. 각각의 정책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서로 비교할 지점을 분명히 해주어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재정 부담과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난임부부 지원정책에는 소득수준에 따른 제약과 횟수 제한이 있다. 어느 수준이 적정한 것인가? 어떠한 제약도 없이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답인가? 혹시 여성의 건강을 해할 정도로 무리한 시술이 도입될 우려는 없는가? 등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같이 제시되길 바란다.
셋째, 제시할 정책은 충분히 구체적이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한다. 이미 제도는 도입되어 있는데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는 어딘가 미흡한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휴직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육아휴직 기간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하는가? 육아휴직에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하는가?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소득대체율을 상향조정해야 하는가? 관건이 되는 지점을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찾아내려면, 먼저 논점이 될만한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제시해야 한다.
모쪼록 이번 토론회를 통해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저출산 정책들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며,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응원하고 있음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