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스텝’(100bp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긴축 가속화에 따른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긴축 속도가 조절되기 전까지는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지만, 증권가 일각에선 주식시장이 저점에 근접하며 가격 매력이 커진 점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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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6.29포인트(0.27%) 하락한 2322.32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하락하던 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 전환해 반등폭을 키웠다. 외국인이 이날 4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해 개인과 동반 순매수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옵션만기일을 맞이한 가운데 금융투자의 순매도가 이어졌지만, 물가 정점 기대감이 유입되며 장중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비 9.1% 오르며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가 부각됐다. 다만 지표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물가 정점 가능성이 나왔다. 6월 CPI에서 가솔린 기여도는 높아졌지만 이를 제외하고 둔화세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이에 주식시장은 5월 미국 CPI 발표 때와 크게 출렁였던 것 대비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선 기술주 중심 나스닥이 물가 발표 이후 장중 2% 넘게 하락했지만, 이내 낙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증시의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당분간 긴축 가속화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물가지표 발표 이후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75bp)을 넘어 100bp 인상 가능성이 급격하게 커졌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100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100bp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재차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은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지며 7월 미국 CPI 상승률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고점보다 30% 빠져…업종별 이익 추정치 봐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고점 대비 하락률이 30% 넘었던 때는 △1992년 8월(서울올림픽 이후 경상수지 적자전환) △1998년 6월(외환위기) △2001년 9월(닷컴버블 붕괴) △2003년 3월(이라크 전쟁과 북핵 사태) △2008년 10월(금융위기) △2020년 3월(코로나19 확산)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조정 강도는 글로벌 위기나 침체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거꾸로 보면 주식시장이 바닥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이라며 “거시경제 안정과 금리 정점통과, 중앙은행 정책 변화가 주식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지만 주가 하락으로 가격 매력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론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장기로 보면 매수가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주식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섹터가 유효하단 조언이 따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치주는 싸지만 성장 모멘텀은 약하고, 성장주를 고르자니 고금리 환경에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바이오 등 낙폭과대 업종 중에서 상대적으로 이익 하향세가 미미한 업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