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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딸기 도매가격(2kg 기준)은 4만283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지난달 같은 시점보다 24.6% 각각 비싸다. 도매가 상승은 소매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가 체감하기로는 `딸기가 작년보다 두 배 비싸졌다`는 게 엄살이 아닌 수준이다.
딸기 값이 오른 이유는 작황이 부진한 원인이 크다. 지난해 9~10월 이상 고온과 지난달 한파가 딸기 생육에 악영향을 미쳐 생산이 줄었다.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딸기 공급량은 이번 달에도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기까지 겹쳐서 가격이 내리기는 어려울 듯”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딸기 해외 수출은 늘어 대비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지난해 딸기 수출액은 6450만 달러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생딸기 비중은 94.7%(2020년 기준)다. 농식품부는 “올해도 성장 가능성이 큰 딸기를 유망 품목으로 육성해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만이 타당한지 보려면 우선 국내 내수용 딸기를 품종별로 구분해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용 딸기 시장(도매시장 반입 기준)에서 국산 품종 `설향` 비중은 85%다. 장희(7.4%), 죽향(3.5%), 금실(3.1%) 품종이 뒤를 이었지만 비할 바가 못 된다. 최근 5년째 이 순위에서 설향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어서 올해도 마찬가지로 넉넉하게 추정된다.
설향이 국내 시장을 휘어잡은 이유는 생육이 쉽고 맛이 좋기 때문이다. 다만 경도가 약해서 수출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배송 과정에서 눌리고 부딪쳐 무르면 상품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케이베리 관계자는 “수출 딸기에서 설향 비중은 작년이나 올해나 20% 남짓”이라고 했다. 수출용 딸기 다섯에 하나 정도가 설향일 뿐이라 비중이 미미하다.
끝으로 국산 딸기 생산량(2020년 기준 18만3000t)에서 수출용(4573t)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이를 모두 내수용으로 돌려도 가격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을 만큼 적은 편이다.
종합하면 국산 딸기는 많아야 3%를 수출하는데, 수출 물량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설향 품종은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된다. 따라서 `딸기를 수출하느라 물량이 달려서 내수용 딸기 가격이 올랐다`는 지적은 사실에 가깝지 않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오해는 정부가 낳은 여지도 있다. 농식품부가 국산 딸기 수출 호조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금액이다. 상품성을 키운 덕에 수출액이 5374만달러에서 6500만달러로 증가한 것은 반길 일이다. 다만 같은 기간 신선 딸기 수출 누적 규모(잠정치)는 4573t에서 4558t으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