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사는 1인가구가 지난 10년 사이에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2020년 가족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가구의 비중이 30.4%에 이르렀다. 10년 전인 2010년의 15.8%에서 거의 두 배로 확대됐다. 반면 부부가 미혼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의 비중은 같은 기간 48.4%에서 31.7%로 16.7%포인트나 축소됐다. 독거가구 수가 핵가족 수에 근접한 셈이다.
이 같은 급속한 독거가구화는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다양한 파급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혼자 살면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에 비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건강이나 신변안전상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 고독사가 노년층을 넘어 중장년층과 청년층에까지 번지면서 계속 늘어나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소포장 음식 배달이 많아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주택시장에서는 소형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제도적 인프라와 정부 정책이 이런 추세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다. 그렇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전통적 가족 개념에 맞춰진 제도와 정책이 여전히 압도적이고, 1인 가구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가족돌봄 휴가는 낼 수 있지만 본인돌봄 휴가는 있지도 않다. 주택 청약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 가점을 받기도 하지만 혼자 살면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해 분양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정부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가족 형성과 출산에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1인가구의 삶을 살피는 일에 적극적인지는 의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노인 독거가구 수는 계속 급증하고 있다. 20~30대의 결혼 기피와 독신세대 분리 증가로 젊은층 독거가구 수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들도 납세를 비롯해 국가가 부과하는 의무를 이행하며 살아왔거나 살고 있는 국민이다. 정부는 당연히 이들의 삶이 행복한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저소득 1인가구는 사회안전망 지원의 우선적 대상이 돼야 한다. 가족을 전제로 한 복지정책과 주택정책도 독거가구화 추세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