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호의 PICK]정의란 무엇인가…관객 향한 묵직한 질문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정의의 사람들'
알베르 카뮈 희곡 현대적 재창작
20~70대 배우들 연기 향연 '눈길'
"2021년 지금의 '정의' 이야기 초점"
  • 등록 2021-04-20 오전 5:55:00

    수정 2021-04-20 오전 5:5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각자 다른 이념과 가치관 속에서 옳고 그름의 기준마저 제각각 달라지고 있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정의의 사람들’이다.

서울시극단 연극 ‘정의의 사람들’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지난해 6월부터 서울시극단을 이끌고 있는 문삼화 단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출을 맡아 선보이는 작품이다. 프랑스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의 동명 희곡을 연극 ‘해무’의 김민정 작가가 현대적 시각을 가미해 재창작했고, 연극평론가인 배선애가 드라마투르그(연출가와 공연 작품의 해석 및 각색을 하는 사람)로 참여해 작품을 함께 다듬었다.

카뮈의 원작은 1905년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에 가담한 이들을 통해 정의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서울시극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연극은 원작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안중근 의사의 의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그리고 이념 대립의 장이 돼버린 지금 한국의 광화문 광장 등 다양한 시공간을 뛰어넘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가미해 정의에 대한 보다 폭넓은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주인공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의에 따라 행동하는 청년 칼리아예프다. 작품은 감옥 독방에 갇힌 칼리아예프 앞에 각기 다른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환영으로 나타나며 “너의 정의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관객을 향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배선애 드라마투르그는 “이번 작품의 목표는 정의에 대한 질문을 묵직하게 안고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의 사람들’의 또 다른 볼거리는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펼칠 연기의 향연이다. 특히 칼리아예프 역의 김시유(29)와 포카 역 김재건(74)의 연기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두 배우는 인민을 위해 테러를 자행하는 칼리아예프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형을 집행하는 포카로 각각 분해 45세라는 나이 차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연기 대결로 관객에게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시극단 연극 ‘정의의 사람들’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문삼화 단장은 이번 공연에 대해 “과욕을 부리지 않으면서 산만하지 않고 절제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원작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카뮈’ 시대가 아닌 2021년 지금 여기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재건, 김시유 외에도 김지원, 신현종, 최나라, 강신구, 구도균, 김신기, 주성환, 김단경, 김강태 등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 2만5000~5만5000원. 오는 5월 9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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