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제 주변에는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들이 참 많습니다. 증권부로 옮긴 이후 연락 온 선·후배·지인 10명 중 7명 정도가 주린이(주식+어린이)였습니다. 이 대리, 김 과장으로 불리는 20·30·40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상황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시작한 개미…인천광역시 인구보다 더 많아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352사의 전체 개인소유자 914만명의 주식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0만명이 지난해 처음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인천에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 293만명(3월 기준) 보다 더 많은 규모입니다.
지난해 불붙은 동학 개미운동으로 증시에서 활약하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렇게 투자를 시작한 2명 중 1명(53.5%)은 30대 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증가율 순으로 보면 조금 달라집니다. △20대(180.5%) △10대 이하(177.6%) △30대(69.1%) 순입니다. 지난해부터 30대 이하 젊은이들의 증시 유입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투자열풍의 경우 국내뿐만이 아니었다”며 “일본의 닌자개미, 중국의 청년부추 등 각국의 개인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주식시장에 참여했다. 역대급의 위기 이후 전대미문의 부양책과 각국의 제로금리 등의 합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0대 4명 중 1명 이상 주식 투자
특히 30대 연령 인구(687만명) 중 26.4%가 주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비중이 15.2%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30대 주식투자 비중은 4명 중 1명으로 확 늘어난 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였습니다. 전년보다 367.1% 늘어난 294만3000명이 69조6000원어치나 매수했습니다. 그 뒤를 셀트리온(068270), 카카오(035720),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삼성물산(028260), 현대차(005380) 등이 이었습니다. 우량주로 꼽히는 대형주 위주의 안전지향형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선호가 높았던 BBIG7 주도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총 상위 대형주들의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며 개인 투자자들이 괄목할 만한 투자 성과를 거뒀다”며 “돌이켜보면 3월 코로나19 팬더믹(전세계 대유행) 이후 용기 있게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 환경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이같은 투자방식이 유효할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강대석 연구원은 “그동안 성장주가 주된 중심축이었다면 현재 가치주 중심으로 로테이션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자결제와 친환경·전기차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