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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개발 위한 적과의 동침?…성사시 제약업계 최대 M&A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달 길리어드와 접촉해 인수·합병(M&A)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길리어드 내부에서 비공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양측간 공식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루머나 추측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밝혔고, 길리어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라이벌’ 업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길리어드는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개발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옥스퍼드대학과 손잡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병 성사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두 회사의 합병이 현실화하면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5일 증시 종가기준 아스트라제네카와 길리어드의 시가총액 합계는 총 2330억달러(약 280조6019억원)로 머크나 화이자의 시가총액을 넘어선다.
그러나 실제 합병 가능성은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길리어드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베시비르’ 효과가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리적이지 않은 거래일 수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어 인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투자회사 제프리스는 “비용 절감과 현금 유동성 측면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합병을 제안했을 수 있지만 합병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길리어드가 거대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합병에는 관심이 없고 소규모 인수를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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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라이벌 업체의 합병설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전 세계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이후 갈 곳을 잃은 글로벌 자금이 제약업계에 집중돼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들 간, 기업들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 19 발원지인 중국 역시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이르면 올해 가을에 백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바이두 라이브 방송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이르면 올해 가을 또는 연말에 응급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6종의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왕즈창 과학기술부 부장도 전날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는 약 개발연구(R&D)를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160여개 연구기관과 기업이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현재 중국 내 첫 항체약이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전세계 200여개 국가와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전세계에 보급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백신 개발과 임상시험을 완성하고 응용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약속한 것을 착실히 실현해 나가겠다”며 “백신을 공공재로 전세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