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족 반등장에 '집콕株·회사채 ETF' 쇼핑

코로나19 장기화에 각국 완구社 주목
공포 심리 안정…금·회사채 ETF '줍줍'
  • 등록 2020-04-21 오전 12:20:00

    수정 2020-04-21 오전 7:30:02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해외 주식 ‘직구족’은 기록적인 속도의 회복장에서 주로 ‘집콕주’를 사들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존 인기 종목을 제치고 새로 수혜주로 떠오른 미국 완구업체 해즈브로를 집중적으로 담았다. 또 주요국 주요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정부의 재정 정책에 힘입어 투자심리 위축이 다소 완화되자 금이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골라 담았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 해외주식 종목별 순매수 결제규모 순위에 따르면 이달(4월 1~20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해즈브로였다. 1억5469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전례 없는 속도로 약세장에 진입해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지난달 순매수 상위권에는 애플, 알파벳(구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IT 섹터 주요 종목이 포진돼 있었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해즈브로는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잘 알려진 자동차 로봇으로 유명한 완구회사다. 지난달 중순 종가 기준 주가는 44.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4월 17일(현지시간) 75.20달러로 마감했다.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대표 상품들이 아마존 최다 판매 순위에 오르는 등 해즈브로의 보드게임과 퍼즐류 완구 제품 판매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해즈브로 외에도 남코 반다이 홀딩스(13위, 2039만 달러), 코나미(20위, 2646만 달러), 세가사미 홀딩스(36위, 1099만 달러) 등 일본 게임 업체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직구족’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ETF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달엔 ‘ProShares UltraPro QQQ’와 같은 레버리지 ETF가 인기를 끌었다면 공포 심리가 어느 정도 해소되자 금·회사채 ETF로 고개를 돌렸다. 패닉장에선 너도 나도 현금만 고수해 금 가격도 함께 떨어졌지만 주요국의 적극적인 대응에 금은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았다. 지난 14일에는 뉴욕거래소(COMEX) 연결물 기준 국제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1756.7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에 투자하는 ‘SPDR GOLD TR GOLD SHS’는 지난달 말 대비 약 3주 사이 수익률 7%를 기록했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까지 매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표적인 투자등급 회사채 ETF인 ‘iShares iBoxx USD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에 상당한 금액이 유입됐다. 전체 투자비중의 44% 정도를 신용등급 BBB의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말 대비 5.7% 상승했다. 중기 회사채에 투자하는 ‘Vanguard Intermediate-Term Corporate Bond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ETF에 대해 “기업 발행 채권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분명하고 코로나19 사태 또한 절정을 넘어서고 있다는 기대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상 유례 없는 경기부양책과 저금리 기조, 그리고 변화한 삶의 방식은 자신의 가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롭게 가치가 조명 받거나, 당국이 필사적으로 보호하는 자산 혹은 구조적으로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자산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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