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유치원·초중고교의 개학이 3주일 간 연기되면서 교육현장 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의 피해가 가장 극심하다. 개학 연기로 방학이 단축되고 수능 모의평가와 중간·기말고사가 차례로 밀리면서 입시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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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들 “개학연기 이해는 하지만 입시준비 차질”
올해 고3이 된 김소윤(18) 학생은 인터넷 강의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개학이 3주 밀리면서 주로 집에서 수능을 준비 중이다. 그는 “학교가 아니면 보통 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도서관도 문을 닫았다”며 “주로 집에서 공부하게 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입을 준비 중인 고3들을 위해 학사일정 조정 폭을 최소화했으면 좋겠다”라며 “더 이상 개학 연기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다. 고3 자녀를 둔 김모(47) 씨는 “학교가 문을 열어도 고3들은 곧바로 중간·기말고사를 치르고 수시를 준비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라며 “자녀가 수시를 준비 중이라 여름방학에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매진하려 했는데 방학도 단축된다니 걱정”이라고 했다.
모의평가부터 꼬인 고3…대입일정도 영향 받나
고3 수험생들은 3월이 중요한 때지만 첫 스텝부터 꼬였다.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당초 12일에서 19일로 밀린데 이어 다음달 2일로 추가 연기됐다. 3월 학평은 서울교육청이 주관하지만 전국의 수험생이 응시하는 전국단위 평가다. 수험생들은 이 시험을 통해 본인 성적을 진단하고 수시와 정시 중 어디에 집중할지 선택하게 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월 학평은 학년 초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인데 일정이 미뤄지면서 수험생 피해가 불가피해졌다”라고 했다.
“1학기 성적 산출 가능하다면 대입일정 유지”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7일로 예정돼 있다. 3월 학평이 영향을 받은 데 이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수능모의평가까지 밀리게 되면 수험생 피해는 더 커진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 모의평가는 재수생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본인의 수능점수가 얼마나 나올지, 어떤 대학을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는 중요 잣대”라며 “코로나 사태로 6월 모의평가까지 영향을 받는다면 대입일정 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현 단계에서 대입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 수시모집 일정이나 11월 셋째 주로 예정된 수능 일정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의미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는 23일로 개학이 예정돼 있어서 현 단계에서 대입일정 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수시모집에 반영되는 3학년 1학기 성적 산출만 가능하다면 대입 일정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