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기본 평당 1억원. 위치에 따라 평당 3억원까지 땅값을 받을 수 있는 한국 최고 번화가 강남에 폐허처럼 비어있는 건물들이 있다. 주변 건물들의 시세로 보아 일 년에 수백 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곳이 왜 공실로 남겨진 걸까? 놀라운 사실은 빈 건물의 주인이 모두 한 사람 소유라는 점이다.
등기부등본에 존재하는 건물주는 강남 3대 부자라 불리는 박 회장. 1990년대 초 신문에 실린 종합토지세 순위 기사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보다 ‘종토세’(종합토지세) 순위가 높았던 80대의 남자다. 오랜 시간 접촉해도 그를 만나긴커녕 전화통화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았던 인물이다. 그래서 강남 사람들은 박 회장을 ‘은둔의 지배자’라 불렀다고 한다.
제작진은 비어 있는 건물 외에도 박 회장의 건물을 추가로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남을 비롯해 서초구, 종로구, 성북구 그리고 광주광역시까지 대규모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다.
전문가가 분석한 결과 그의 부동산 총액은 알려진 것만 약 1조 5000억 원 규모였다고 밝혔다. 이 모든 재산을 오직 본인의 이름으로 가지고 있지만, 강남 부동산 중개인들 사이에 박 회장의 빈 건물을 둘러싼 기이한 소문이 떠돌고 있었다.
강남 부동산 중개인은 “원 소유자는 이후락이나 DJ나 박정희인데 자기들의 정치자금을 드러낼 수 없으니까 박 회장 명의로 사놨다. 그래서 팔지도 못한대”라고 하는 가 하면, “옛날부터 전두환이 나왔다 그러면 전두환 대통령 거다. 최순실이 나왔다 그러면 최순실 거다 (라고 들렸다)”고 전했다.
심지어 박 회장이 과거 박정희 정권의 실세였던 사람의 운전기사였다는 얘기부터 사채업으로 크게 돈을 번 사람이라는 설까지 그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줄을 이었다.
방송은 박 회장의 실체를 찾기 위해 박 회장과 동업했다는 사람과 오랜 시간 알고 지냈다는 측근들과도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