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비핵화 시계 중대 분수령 ‘어게인 평창’ 신화 되풀이될까?

비핵화 대화 첫걸음 뗐던 평창동계올림픽
북미 대화 교착국면 이어지면서 韓 역할 다시 주목
상황관리 하면서 北 의사 타진해야…한미 정상회담 계기 될 것
  • 등록 2019-06-07 오전 5:30:00

    수정 2019-06-07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대전환의 마중물이었다. 남북간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텄고 북미 대화를 이끌어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이 공동선언문 조차 내지 못하며 결렬됐다. 이후 석 달 이상 교착국면이 지속되면서 우리 정부의 중재 노력에 대한 기대감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어게인 평창’을 통해 멈춰선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시계를 다시 돌아가게 할 모멘텀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했다. (사진=청와대)
“6월 남북·북미대화 재개 분수령…판문점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개최 관측”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월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것인지, 아니면 소강 상태 교착 국면이 지속될 것인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는 달”이라며 “6·12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계기점이 있고,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통한 한미 정상회담이 잡혀 있다”고 설명햇다.

양 교수는 “북한도 남북미 정상간 탑다운 방식을 통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해결방식에 대해서는 유효하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북한측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와 관련한 조직 정비도 완료한 것으로 보이기 떄문에 이제 (대화)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남북 정상 간 원포인트 판문점 정상회담에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측이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릴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남북 정상간에는 언제든지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비공개로 이뤄진 2차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이뤄진 경험이 있다. 현재도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북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 등 다양한 ‘재료’가 있는 상황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대북특사 파견 등 조급한 이벤트보다는 남북간 우호 분위기 조성해야”

청와대에서는 남북 관계를 통해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것이 정부의 취지이고 그런 고민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현 상황에서는 조급하게 남북 정상회담이나 대북 특사 파견 등의 이벤트를 추진하기 보다는 남북간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주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일단 제재가 유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버텨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북측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 실장은 “북측에서도 6·12를 일주일이나 앞두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는 등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면서, 대화 재개가 너무 늦어지지 않을까 초조해 하는 측면도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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