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개편]③계산기 두드리는 ‘동상이몽’ 주류업계

국산맥주 업계 "시행 적극 환영" 조속한 처리 요구
수입맥주 업계 "전 주종에 걸쳐 검토해야"
전통주 업계 "전통주 진흥하는 방향으로 개편"
  • 등록 2019-04-08 오전 5:30:00

    수정 2019-04-08 오전 5:30:00

편의점 CU에서 ‘4캔에 1만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주류 업계는 대체적으로 종량세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다만 도입 시기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주종에 따라 세금 증감 상황이 다르고 이에 따라 시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세 개편에 가장 적극적인 건 국산맥주 업계다. 종량세 도입 취지가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간 역차별 요소를 줄이기 위한 것인 만큼 국내 맥주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맥주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금 당장 종량세가 시행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준비가 돼 있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수제맥주 업계는 더 강하게 종량세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지난 1일 입장 자료에서 “종량세 전환 시 수제맥주도 1캔당 1000원 정도 낮아져 ‘수제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가능해진다”며 “국내 맥주산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올해는 꼭 종량세가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수입맥주사들은 종량제 전환에 원칙적으로는 찬성을 하면서도 전환 시기에 대해서는 ‘전 주종에 걸쳐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입맥주 업계 관계자는 “아직 종량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게 없다”면서 “차근차근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주 업계도 종량세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주종에 따른 종량세 도입 영향 및 찬반 여부(자료 : 각 업계 취합)
김홍우 한국전통주협회 회장은 “종가세는 개발 시대 인플레이션이 높던 때 만들어진 제도”라면서 “일본도 이미 1989년 종량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의 품질과 소비자 편의를 생각했을 때 종량세 도입은 때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종량세 도입으로 고가 전통주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린 것이다.

그러나 세금 인상 가능성에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김 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관점에서 종량세 도입과 상관없이 전통주 세금 정책을 후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역구로 있는 안동소주 측은 종량세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안동소주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세금을 적게 내고 영업기반이 확고해지면 좋겠다”면서 “주세제도가 바뀌어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다시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위스키 등 수입주류 업계도 이번 조세 개편 논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위스키는 가격이 낮아져 대중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주류업계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이 국내 맥주회사의 매출 증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 국내 맥주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절선물 상품전’에서 관람객들이 안동소주를 맛보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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