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동포간담회 도중 ‘체코 군대·청산리 대첩’ 언급한 이유는?

격려사 통해 체코와의 인연 강조 “양국관계 꾸준히 발전”
“청산리대첩,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 역사적 비화 소개
  • 등록 2018-11-29 오전 2:54:59

    수정 2018-11-29 오전 2:54:59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힐튼 호텔에서 재체코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라하(체코)=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체코를 경유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시간 28일 오후 동포간담회를 가졌다.체코 동포사회는 1990년 체코 민주화 이후 인근 유럽에서 한인들이 유입되면서 만들어졌다. 체코한인회는 특히 2011년부터 한·체코 체육대회, 2014년부터 한·체코 차세대 음악회, 2014년부터 사회소외계층 위문활동을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에서 우리나라와 체코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아내는 한번 여기 다녀간 적이 있지만 저는 체코가 처음”이라면서 “프라하는 건축의 도시고 음악의 도시라고 들었다. 프라하성 관람을 하면서 얼핏 보기에도 정말 그 말이 실감났다. 그러나 제대로 둘러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아주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가 체코 건국 100주년, 프라하의 봄 50주년이라 더욱 뜻깊다”며 “체코와 한국의 양국관계는 꾸준히 발전해왔다. 작년 양국 교역액이 30억불 육박했다. 41만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체코를 방문했다.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에 최초로 우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체코는 우리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며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동포들은 알지 모르겠지만, 1919년에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정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 군대가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그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 게 청산리 대첩이다.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그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 사실이 청산리전투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 기록돼 있다.”

문 대통령은 또 “3.1운동도 여기 체코 신문에 아주 크게 보도됐다. 중유럽, 동유럽에 3.1운동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정부는 내년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 체코 계신 여러분들, 유럽 계신 여러분들 까지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해외재난과 위기상황시 재외국민 보호 △2020년까지 통합전자행정시스템을 구축해서 국제문제, 공인인증서, 운전면허 재발급 등 현지 민원업무 △문화·역사·한국어 교육 지원 등을 다짐했다.

앞서 김창수 체코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체코에 정착한 우리 동포들 모두가 몸은 여기에 남아있지만 ‘수구초심’이란 말이 있듯이 항상 마음속으로는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 그리고 자랑스러운 미래를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이전에는 상상치도 못했던 남북간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국과 북한간 관계개선의 중재자로서 외교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교민은 든든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가 조국의 번영이며, 조국의 번영이 창대한 미래를 가져올 것임을 잘 알기에 대통령님과 같은 꿈을 꾸고 싶다”며 “나의 대통령, 우리의 대통령,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대통령님을 경의를 모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포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위원,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 주재원뿐만 아니라,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 단원, 체코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포 20여명이 참석했다.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세계한인경제인협회(OKTA) 프라하 지회 김만석 회장, 최춘정 부회장, 김창수 감사(현 한인회장)외에 이미하 체코 가이드협회 대표, 김현민 프라하 한인민박 협회 회장 등 경제인들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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