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임박…'촛불 VS 태극기' 탄핵찬반 주말 총공세

퇴진행동 헌재 청와대 총리공관서 '박근혜구속' 촉구
탄기국 전세버스 동원 전국서 참가자 집결
"태극기 집회 자금지원 사실무근..박지원 대표 고소"
  • 등록 2017-03-04 오전 5:00:00

    수정 2017-03-04 오전 11:35:17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우비를 쓰고 나온 참가자들이 ‘탄핵’,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탄핵 인용”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가 평의를 진행하는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이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촛불’과 ‘태극기’ 양측이 탄핵 찬반으로 나뉘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력전을 펼친다.

퇴진행동 “국정농단 공범세력도 처벌”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진행한다. 이번 촛불 집회 슬로건은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이다. 퇴진행동은 “헌재 평의가 시작된 국면에서 탄핵 인용과 박 대통령 구속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최대 집결의 장이 될 것”이라며 “특검 연장 요구를 외면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연장을 가로막은 자유한국당 등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정농단 공범세력에 대한 처벌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종로구 보신각과 청계광장 등에선 오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인권과 관련한 각종 사전집회가 열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주최하는 ‘지금, 여기 우리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 집회와 노동당과 녹색당 여성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페미답게 쭉쭉간다, 2017’ 문화제 등이 계획돼 있다.

청년당은 ‘박영수 특검 자택 야구방망이 집회 백색테러 행위자 공동고발인 참여 서명 캠페인’을 벌인다.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단체에 소속된 일부 회원들은 지난달 24일 서울 반포구의 박 특검 집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 참여한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알루미늄 방망이를 들고 “이XX들은 몽둥이 맛을 봐야한다” 등의 폭언을 하며 박 특검을 협박했다. 이에 박 특검은 장 대표 등 4명을 상대로 법원에 집회 및 시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사전행사가 약 30분간 진행된 뒤 오후 6시부터 본 집회가 열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규탄하고 야당에 경고하는 내용의 발언과 시민 자유발언, 대학생들의 개강 맞이 탄핵 운동 결의 등이 이어진다. 연고대 86학번 합창단과 4·16 합창단 등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인다. 최근 집회마다 했던 소등과 퇴장 레드카드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오후 7시 30분~9시까진 청와대와 총리공관, 헌재 방면 등으로 가는 행진이 예정돼 있다. 참가자들은 청운동길과 효자동길, 삼청동길로 나뉘어 행진하다 청와대 100m 앞에 서서 “박근혜 구속” 등의 구호를 외친다. 오후 8시 10분 전 행진 참가자들이 멈춰 서서 1분간 함성을 지르고 나팔 부는 순서도 마련돼 있다. 오후 9시쯤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재집결하면 이날 집회는 마무리된다.

탄기국 , 전세버스 동원 전국서 참가자 집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도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서 집회를 연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를 ‘탄핵각하를 위한 천만민심 태극기집회’로 명명했다. 이들은 전세버스를 대절해 부산과 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최대한 많은 참가자가 집회 장소에 모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1절 집회에서 최초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한 탄기국 측은 이번 집회에도 청와대와 숭례문 방면 등의 코스로 행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퇴진행동 측이 이미 3주 전 행진 신청을 마친 상태여서 청와대 쪽 행진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탄기국 측은 “어떤 세력이 태극기 집회에 돈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탄기국 홈페이지를 통해 “(집회가) 너무 투명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박 대표는 틀렸다”며 “모조리 허위사실 유포에 태극기 집회에 한 푼, 두 푼 후원하신 애국 동지님들을 모독한 박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는 물론 집단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딱 한 번 거액의 재산가로부터 후원을 제안받았을 때 ‘이러시면 다 죽습니다. 성의는 고맙지만 거절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난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분에게서 첫 번째 태극기집회에 2억원이 모금됐고 두 번째 집회에 4억원이 모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탄기국 집회 참가자들의 폭언과 폭력 행위가 도를 지나쳤다는 비판도 연일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집회에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태극기를 들지 않았다며 욕설을 내뱉고 집단 폭행을 가하며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안진걸 퇴진행동 공동대변인은 “지난 1일 집회에서 시민뿐 아니라 기자까지 태극기집회 세력에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심지어 광장 한가운데서 ‘탄핵이 인용될 시 쿠데타를 일으키겠다’는 내란 선동을 하는 등 이들의 과격행위가 도를 넘어선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199개 중대 1만 59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양측 간 충돌 상황과 안전사고 등에 대비한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태극기 집회에 나온 한 참가자가 경찰버스 위로 올라와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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