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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현대모비스(012330) 마북연구소를 찾았다. 삼엄한 보안절차를 통과한 후 시험 개발센터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해석연구팀에 들어서자 50여명의 연구원들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 전기차 설계를 분석하고 있었다.
당연히 부품이나 차체 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연구원들의 앞에 놓인 건 24인치 모니터 2대가 전부였다. 화면에 띄어진 그래프는 쉴새없이 움직였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연구원의 손은 분주했다.
김미로 해석연구팀장(책임연구원)은 “3~4년의 중장기 계획을 세워두고 선행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전기차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시대가 올 것을 대비해 전압이 흐르는 상황에서 위험은 없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직 연구는 초기 단계지만 국제 표준 위원회 등에서 관련 기준을 만들기 전에 미리 이를 예측하고 전자파 위험 수준을 수치화해 해석기술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해석연구팀은 이처럼 차량 부품을 만들기 전 콘셉트 단계의 설계를 가지고 가상현실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물리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또는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지 등을 수치적으로 검출하는 작업한다. 모든 과정은 컴퓨터로 이뤄진다. 설계보다도 먼저 진행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현대모비스가 어떤 미래 기술에 주력하고 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자율주행과 전기차에 대응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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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동차 충돌 평가를 할 경우 초기 프로토(시제품) 차량을 만드는 비용은 약 1억원, 사람 모양의 더미도 약 1억원의 고가다. 해석적 연구 없이 오차 범위를 줄이려면 10번 정도 충돌평가를 진행해야 겨우 값을 얻을 수 있다. 어림잡아도 20억원이 든다는 의미다. 그러나 해석연구를 통해 이 횟수를 2~3번으로 줄이면 원가도 절감하고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해석연구팀은 1977년 현대모비스의 모태인 현대정공 시절에도 존재했을 만큼 부품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년 전에는 팀 내 연구원이 40여명 정도였지만, 현재는 인도연구소 인력까지 합쳐 90여명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주 성장동력인 전장부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전장그룹을 신설했다. 기계공학도가 장악하고 있던 연구팀에 전기공학 출신들이 함께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석연구팀은 나아가 더 먼 미래에는 자동차를 타면 바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기술도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내장형 무선충전 패드에서 한단계 나아간 기술이다. 상용화가 될지는 알수 없지만 현대모비스 해석연구팀은 이런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안전 문제 등을 검증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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