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0.6대 줄어든 주차장…“주차난 불보듯”
대표적인 게 부족한 주차장 문제다. 경기도 용인에서 지난해 하반기 분양한 A아파트(1437가구)의 경우 전용면적 84㎡형이 주력형으로, 주차구역 면적은 가구당 평균 1.22대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며 시행사 측에 지하주차당 한 개 층을 추가 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한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00만원 선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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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시행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차장 설치 관련 법정 기준을 준수한데다 지하 한 개 층을 추가로 만들면 8개월 정도 입주가 지연된다”며 “이는 입주민 동의를 100% 받아야 하는데다 공정률 지연이 법적인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자체별로 약간씩 다른데, 서울시는 전용면적 75㎡당 1대를 설치하게 돼 있어 전용 85㎡짜리 주택형이라면 1.14대 이상 마련해야 한다. 전용 85㎡ 초과형의 경우 1.3대를 설치하게 돼 있다. 나머지 광역시와 세종시, 수도권에 있는 시(市) 지역은 전용 85㎡ 이하인 경우 1대, 85㎡ 초과인 경우 1.2대를 조성해야 한다. 용인시는 이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A아파트 등은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하지만 차량 2대를 보유한 세대가 많아 주차난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최근 분양한 단지의 경우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건설사들이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주차 대수를 줄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기혁 계명대 교수(교통공학과)는 “아파트 평수와 상관없이 요즘은 차량 2대인 세대가 많다”며 “현실에 맞지 않은 법령 기준부터 뜯어 고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마감재·단열재 등 품질 저하 논란
심지어 사기성 분양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인데도 입주자모집공고에 공동주택 성능 등급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입주예정자 협의회 관계자는 “성능 등급이 주변 아파트보다 현저히 낮아 분양 공고시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계약자들은 아파트 품질도 모른 채 산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차음재 교체, 유리 교체, 단열재 교체 등의 품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자 측은 명확한 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내 입주 아파트에서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위례부영 사랑으로’ 아파트는 입주 예정자들이 분양 카다로그와 다른 구조 및 마감 상태에 대해 두 차례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공사와 지금까지 마찰을 빚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연구위원은 “2007년께 분양한 아파트들이 대부분 고분양가 문제로 입주 예정자들과 갈등을 빚었다면, 최근 분양한 단지들은 분양가보다 품질 문제가 갈등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입주 시점에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아파트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다면 불만은 더 속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