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공을 들이는 바이오산업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정상궤도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바이오산업에서 채 5년도 안 돼 성과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 바이오산업의 핵심 축은 반도체 파운드리와 같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바이오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와 바이오복제의약품인 바이오시밀러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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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도하는 바이오CMO 사업은 벌써 제 3공장 건설까지 진행하면서 세계 1위가 다가섰다. 오는 2017년 준공 예정인 제3공장은 18만ℓ로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1, 2공장까지 포함하면 삼성은 총 36만ℓ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1·2위인 업체인 론자(26만ℓ), 베링거인겔하임(24ℓ)의 생산 규모를 단번에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수익성 역시 개선돼 1·2·3 공장이 풀가동되는 2025년에는 매출 2조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하나씩 성과가 쌓여가고 있는 단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마티스관절염 등에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국내에서는 ‘브렌시스’로 유럽에서는 ‘베네팔리’로 허가받았다. 또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는 국내 허가를 받았고 유럽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노바티스는 엔브렐 한 품목으로만 지난 2014년 87억달러, 우리 돈으로 10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삼성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본격 출시되면 매출의 상당부문을 잠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계 바이오의약품시장 규모는 올해 1700억달러(200조원)에서 2020년 2780억달러(329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한계에 부딪힌 삼성이 승부수를 띄울만한 시장이다. 삼성 바이오 투톱의 선전은 대주주이자 삼성의 지주사 역할을 맡은 삼성물산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단기간에 진입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다만 세계 글로벌 제약회사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의약품 신약을 직접 개발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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