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성악발성 내려 새벽까지 연습"

뮤지컬 '유린타운'서 부잣집 딸 호프 역 맡아
'키스 미 게이트' '시카고' '고스트' 이어 4번째
"배우로서 꼭 해볼 만한 작품이라 도전
언젠가는 기립박수도 받아보고 싶어"
  • 등록 2015-06-15 오전 6:42:20

    수정 2015-06-15 오전 7:54:28

뮤지컬 ‘유린타운’에서 부잣집 딸 호프 클로드웰 역을 맡은 가수 아이비. 아이비는 “‘시카고’를 하면서 세상을 비틀어보는 블랙코미디의 참맛을 알았다”며 “이번 작품 역시 사회문제를 꼬집고 풍자하는 면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성악 발성을 많이 해야 하는 작품인데 해본 적이 없어 스트레스가 많았다. 새벽까지 연습하고 레슨도 받으면서 진정으로 목소리를 내는 뮤지컬을 하게 된 것 같다.”

가수 아이비가 ‘섹시복면’을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최고 인기가수에서 이제 5년 차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한 아이비가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오는 8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유린타운’을 통해서다. 아이비는 이번 공연에서 순수한 성격을 가진 부잣집 딸 호프 클로드웰 역을 맡았다. 지고지순한 여인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투쟁도 마다 않는 캐릭터다. 아이비는 “캐릭터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배우로서 꼭 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린타운’은 한국말로 ‘오줌마을’이란 뜻. 물 부족 마을에서 유료화장실 독점사용권을 둘러싸고 이익을 취하려는 독점기업 ‘쾌변주식회사’와 가난한 군중의 갈등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권력의 남용과 피지배계층의 아픔, 물질만능주의, 환경문제 등 사회 속 거시문제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001년 초연했고 작품성을 인정받아 3개월 뒤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다. 2002년 토니상 연출상·극본상·작곡상을 수상했고 4년간 965회 공연했다. 국내선 2002년에 첫선을 보였다. 2003년과 2005년 재공연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아이비가 그간 출연한 모든 작품에 나서 찰떡궁합을 과시한 최정원을 비롯해 초연멤버인 성기윤, 이경미, 이동근 등이 총출동한다.

“‘뮤지컬계 여신’인 최정원과 함께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 앞으로도 계속 작품을 같이 하면 좋겠다. ‘유린타운’은 재밌게 웃고 즐길 수 있으면서도 세태풍자와 함께 ‘선택과 포기’ 등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을 보고 나서 우리 상황을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이비는 2010년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로 데뷔한 이후 ‘시카고’ ‘고스트’ 등의 굵직한 작품에서 주인공을 꿰찼다. 이번이 4번째 작품. 그간 나이트클럽 댄서 출신의 비앙카(‘키스 미 케이트’)를 비롯해 섹시한 수감자 록시 하트(‘시카고’), 청순한 몰리(‘고스트’) 역으로 끊임없이 연기변신을 해왔다. 이번의 호프는 또 다른 도전이다. 아이비는 “밝은 캐릭터라 평소의 성격 그대로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며 “투쟁을 선도하는 강인한 면모는 나와 달라서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역할을 총집합해 나만의 호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비는 원체 극 중 역할에 대한 욕심이 많다. 지난해 ‘시카고’에서도 원캐스팅을 고집해 지방공연까지 6개월여간 한 회도 빠짐없이 출연했다. “작품의 캐릭터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에 원캐스트를 고집했다. 집중력과 자기관리 등에서 이점이 많았다. 이번 ‘유린타운’도 원캐스트다.” 덕분에 한동안 뮤지컬에 푹 빠져 지낼 것 같다고 했다. 하고 싶은 배역으로 좀더 욕심을 부린다면 ‘위키드’의 하얀 마녀 글린다. “그간 잘 어울리는 역을 맡은 건 행운이다. 뮤지컬은 하면 할수록 중독성이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관객 모두가 기립박수도 쳐주는 날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 ‘유린타운’의 한 장면(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뮤지컬 ‘유린타운’의 한 장면(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뮤지컬 ‘유린타운’의 한 장면(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뮤지컬 ‘유린타운’의 한 장면(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뮤지컬 ‘유린타운’의 한 장면(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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