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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2015년 양의 해인 올해에는 동양과 서양, 고전과 전위를 넘나드는 각양각색의 전시가 어느 해보다 다양하다.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아 우리 현실을 예술적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전시들도 눈길을 끈다.
▲‘미디어아트’ 백남준을 넘어서
올해 눈에 띄는 화두는 ‘백남준’(1932~2006)이다. 백남준이 창시한 비디오·미디어아트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전시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시작은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1월 21일부터 3월 15일까지 열리는 ‘W3-백남준’ 전이다. 지난해 가을 중국 상하이에서 ‘백남준을 상하이에서 만나다’ 전을 열었던 학고재갤러리는 백남준의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를 비롯해 10점 내외의 작품을 전시한다.
1994년 백남준의 어시던트로 입문해 백남준의 대표적인 제자로 꼽히는 비디오아티스트 빌 비올라는 3월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비올라가 ‘청출어람’을 위해 어떤 식으로 내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74년 대구 미국문화원 도서실에서 백남준의 ‘글로벌 그루브 지구의 축’을 본 것을 계기로 독자적인 비디오아트를 추구한 박현기(1941~2000)의 대규모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1월 27일~5월 25일 과천관)이 마련했다. 2000년 위암으로 갑작스럽게 타계한 박현기는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한 1세대 비디오아티스트로 최근 재평가 받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300㎡(약 1000평)에 달하는 원형전시실을 박현기의 작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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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봐도 명작’ 한국 근·현대 작가 러시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전시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6일부터 2월 22일까지 ‘이중섭의 사랑, 가족’이란 주제로 전시를 연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이중섭(1916∼1956)의 은지화 3점과 가족에게 보낸 미공개 편지화 20여점을 선뵌다. 개관 45주년을 기념해 3월에 여는 ‘한국추상화’ 전에서는 김환기·정상화 등 최근 경매시장에서 인기 절정인 한국 추상화가들의 작품 50여점도 내보일 예정이다.
월북작가라는 낙인이 찍혀 평가가 제한적이었던 이쾌대(1913~1965)의 작품도 한자리에 모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7월부터 10월까지 덕수궁관에서 열 ‘이쾌대 회고전’에는 유화 60여점, 스케치 및 드로잉 350여점 등 이쾌대의 작품을 망라한다. 유품과 서신, 제국미술학교 시절 자료 및 인터뷰 영상 등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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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분단 70주년’ 북한 재조명
한국·유럽에서 벗어난 비서구권 작가들의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는 전시도 줄을 잇는다. 우선 멕시코 출신의 개념미술가로 2012년 양현미술상 수상작가인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의 개인전이 4월 18일부터 8월 2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펼쳐진다. 인도 출신 탈루와 필리핀 민중화가 레슬리 드 차베스의 작품들은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올 상반기에 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7월 21일부터 9월 27일까지 선뵈는 ‘분단 70년 주제전: 북한 프로젝트’는 국내외 작가들의 북한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집대성한 대규모 전시로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전쟁·분단의 세월을 돌아보고 DMZ 접경지역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올해도 아트선재센터에서 8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릴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