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논란은 월드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야구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오심 논란이 잦다. 프로야구 심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비디오 판독을 당장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월드컵과 프로야구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 오심 논란이 뜨거운 건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경기장에는 20여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경기 중 중요한 장면은 바로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이어져 안방극장으로 그대로 전달된다. 심판이 놓친 반칙을 시청자들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고 방송사들의 중계기술이 발전하면서 야구팬들은 심판보다 정확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심판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제는 시청자들이 이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으니 오심 논란도 잦아진 셈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놓고 이런저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문 후보자가 기자로 일선에서 활동했을 때는 아마 지금보다 여러모로 언행이 편했을 것이다. 정치인들 또한 예전에는 무대에서 연설하거나 큰 행사에 참가할 때만 플래시를 받았지, 요즘처럼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지는 않았다. 자신의 모든 발언이 녹화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퍼지는 일을 그때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문 후보자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은 실시간으로 국민 모두에게 전파된다. 문 후보자는 뒤늦게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야구경기 심판도 아닌 총리 후보자의 실수를 국민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까.
결국 진심이 없으면 안 되는 시대이다. 정치인으로 공직자로 나라를 이끌겠다면 진심이 없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24시간 정치인과 공직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카메라들이 언젠가는 실수를 포착할 것이다. 실수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국민 앞에서 나서기에 앞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스포츠경기 오심은 그 경기 하나로 끝나지만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저지른 실수로 인한 국가적 피해는 회복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