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 회장, BHC치킨 매각 결정 사연은?

  • 등록 2013-06-09 오전 10:07:58

    수정 2013-06-09 오전 10:07:58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제너시스BBQ그룹의 계열사인 BHC치킨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을 운영하는 GNS BHC는 시티은행을 중심으로 설립된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매각 금액은 1100억~13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BHC치킨의 매각설은 지난해 말 상장 예비심사에서 떨어진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BBQ측은그동안 BHC치킨의 재상장에 대한 뜻을 밝혀 왔지만, 업계에서는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결국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을 선택한 것.
BHC치킨의 매각과 관련해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해외 사업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BHC치킨의 상장이 무산된 것은 계열사인 제너시스BBQ의 재무구조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755%에 이를 정도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았다. 또 자본잠식률도 68%에 달했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과 신사업으로 인한 손실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해외사업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이번 매각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제너시스그룹은 ‘BBQ’를 비롯해 ‘닭익는마을’, ‘유나인’ 등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최근에는 일본 외식업체와 합작한 ‘와타미’에 이어 일본식 우동·돈까스 전문점 ‘우쿠야’ 등 신규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2020년까지 BBQ를 맥도날드를 넘어선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 왔다. 최근에는 BBQ의 해외 사업 부진에 대해 “10년이면 아직 투자기”라고 말해 향후 지속적인 해외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따라서 윤 회장이 글로벌 브랜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주력 계열사인 GNS BHC의 매각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와 BHC를 모두 갖고 가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BBQ가 BHC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같은 업종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는 의견도 많았다”며 “이번에 BHC 매각으로 통해 이런 위험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제너시스BBQ가 프랜차이즈의 인프라가 되는 제조와 물류사업을 모두 포기하게 된 것에 대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계열사로 있던 제너시스푸드(조미료 및 식품첨가물 제조회사)와 제너시스로지스틱스(물류회사)를 지난 2011년 4월 GNS BHC에 흡수 합병시킨 바 있다. BHC의 상장을 위해 한 조치였다. 따라서 GNS BHC 매각으로 제조와 물류사업 역시 함께 넘어가게 됐다.

업계 전문가는 “제조와 물류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것이 BBQ의 큰 강점이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텐데 어떤 방법이든 과거의 경쟁력을 살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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