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국에 부는 이랜드 바람.."삼성보다 잘 나가네"

상하이 백화점서 확인한 이랜드 위상
한국선 '중저가', 상하이에선 '고급옷'
  • 등록 2012-12-16 오전 10:41:36

    수정 2012-12-16 오전 11:51:18

[중국 상하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리엔(衣戀:이랜드의 중국말·옷을 사랑한다는 뜻).” 지금 중국 현지에서 통하는 단어다. 과거 ‘삼성(三星)’이 중국 내 국내 기업중 1순위를 차지했다면 몇 년전부터 그 자리를 ‘이랜드’가 대체하고 있다. 이랜드 직원이면 소위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하이시 전체 매출 1위 빠바이반(八佰伴) 백화점 전경. 빠바이반 백화점에는 현재 17개의 이랜드 계열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지난 11일 상하이 푸동(浦東) 중심가 빠바이반(八佰伴) 백화점에서 실제로 경험한 이랜드의 위세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상하이시 백화점 중 매출 1위(중국 전체 3위)인 빠바이반은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 롯데백화점 규모로 연간 매출액이 8000억원을 넘는다.

특히 이 백화점에는 총 17개의 이랜드 계열 브랜드가 명당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9층에 새롭게 들어선 국내토종 레스토랑인 애슐리를 시작으로 아동복, 캐주얼, 여성복 등 대부분 해당층의 매출 1~3위를 이랜드 브랜드가 싹쓸이 하고 있었다.

국내 백화점에서는 외국 ‘명품’에 밀리지만 중국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빠바이반 매출 1위 브랜드는 글로벌 명품이 아니었다. 중국 이랜드가 운영 중인 여성복 ‘스코필드’와 캐주얼 ‘이랜드’가 매년 1~2위를 번갈아 가며 각축을 벌인다.

빠바이반 백화점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스코필드 매장 전경.
스코필드는 상하이에선 고가 라인으로 빠바이반에서 월 평균 1억6000만원 가량이 팔린다. 여성 외투의 경우 우리 돈으로 130만~17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랜드는 연매출 3800억원을 기록하며 중국의 국민 브랜드가 됐다. 이 매장에서 총 60만원 이상 구입한 고객에게 발급하는 멤버십카드의 회원 수는 1000만명에 이른다.

층별 이랜드 계열 브랜드 순위를 보면 8층 아동복 매장에서는 ‘이랜드키즈’가 전체 150개 점포 중 월 매출 1억2000만원으로 1위다. 이어 ‘포인포’, ‘셀던’이 각각 3, 6위를 차지한다. 5층 캐주얼 매장에선 곰 캐릭터로 유명한 인기 브랜드 티니위니가 1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내 매출 4000억원 규모다. 이어 3층 여성복은 플로리, EnC, 로엠이 각각 3, 6, 9위, 스포츠 매장에선 뉴발란스가 4위다.

양일철 중국이랜드 남방지역 영업본부장은 “이랜드가 매장을 빼면 빠바이반이 망하고, 사업을 철수하면 상하이가 흔들린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올 정도”라며 “백화점, 로드숍, 쇼핑몰 등에서 이랜드 제품은 중상류층이 열광하는 ‘명품’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고 말했다.

강후이 광장 쇼핑몰 3층에 위치한 만다리나덕 매장.
다음날(12일) 찾은 국내 분당 수준의 쉬자후이 강후이(港匯) 광장도 다르지 않았다. 광장 쇼핑몰 내 이랜드 매장 역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 쇼핑몰 내에는 이랜드가 인수(M&A)한 글로벌 브랜드인 만다리나덕, 케이트 스페이드 등 5개 매장이 들어서 있었다. 내년에는 코치넬리 매장을 1층에 오픈하고 코치, 마이클코어스 등 글로벌 명풍 브랜드와 경쟁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고배를 마신 중국 시장에서 이랜드가 이처럼 성공한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다. 이랜드는 1997년 브랜드 론칭 이전인 1994년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을 현지에 파견해 현지인과 똑같이 생활토록 했다.

양일철 본부장은 “현지 정부와 백화점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길 빌딩 문을 열어 주며 ‘꽌시(관계)’ 문화를 깨우쳤다”며 “‘100% 직영체제’, ‘백화점 입점 원칙’ ‘품질 유지 위해 이탈리아와 한국 원사와 원단 사용’ 등을 지킨 고급화 전략도 중국 소비자를 뒤흔든 요소로 꼽힌다”고 귀띔했다.

박성수 회장의 중국에 대한 야심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1년에 중국을 10회 이상 방문해 직접 현장을 누비며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양 중국이랜드 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최고경영자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 중국 진출 성공의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이랜드는 2010년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유통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작년엔 5200개 매장에서 1조6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올해는 총 6000개 매장에서 총 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후이 광장 쇼핑몰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코치 매장 모습. 내년이면 이랜드가 올해 초 인수한 코치넬리 매장을 이곳 1층에 오픈하고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의 경쟁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 관련기사 ◀
☞이랜드 애슐리 中 시장 진출.."왕서방 입맛 잡겠다"
☞이랜드, 中서 4년안에 매출 10조 목표.."브랜드제국 건설"
☞[따뜻함을 나눠요]이랜드, 10년전부터 수익 10% 사회공헌
☞이랜드, `아지 스미스` 골드글러브 5억6천만원에 사들여
☞[유通팔달]이랜드 M&A 어디까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필드 위 여신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