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아마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두고 시장 내에서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했던 탓으로 여겨진다. 실제 버냉키 의장이 준비한 연설문을 읽고 난 뒤 지수는 순식간에 하락 반전했다. 그 뒤 질의응답에서 구체적인 부양 방안을 거론하자 지수는 기다렸다는 듯 반등했다는 사실이 이같은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오히려 버냉키 의장의 부양 의지는 확인됐지만, 이날 나온 경제지표들의 호조가 부양 시점을 늦추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감안한 것으로도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케이스 블리스 커턴앤코 수석부대표는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필요할 때면 3차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잭 에이블린 BMO해리스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연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며 “유로존에 대한 부정적 헤드라인 뉴스나 각종 경제지표 둔화를 감안할 때 연준이 미국 경제라는 배가 계속 떠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라도 내놓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더 일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래서 더 주목해야할 변수는 기업들의 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인스데일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피츠패트릭 이사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3차 양적완화 기대감을 유지시켜 주면서 안도감을 줬지만, 무엇보다 이날 증시 상승은 골드만삭스와 코카콜라 등의 실적이 의외로 좋았다는 점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들 모두 이익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마진도 더 확대됐다”며 “은행들은 대체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통상 은행업은 리스크가 큰 분야인데도 은행들이 강하다는 점은 시장에 큰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 호조세를 연준의 부양책과 연결해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앨런 게일 릿지워스캐피탈매니지먼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어닝시즌에서 좋은 이익을 낸 기업들은 대부분 조직을 슬림화했다”며 “이후에도 우리는 기업들이 실적 전망에 부합하기 위해 더 많은 직원들을 감원한다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에 또다른 부담이 될 것인 만큼 그 때가 되면 연준도 아주 바쁘게 부양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