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나흘째 랠리..중앙은행 공조 `약발`(종합)

ECB-연준등 선진국 중앙은행 공조 `호재`
제조업지표도 `선방`..금융-기술주 강세
  • 등록 2011-09-16 오전 5:34:03

    수정 2011-09-16 오전 5:34:03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나흘 연속 상승하며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 각국 정부에 이어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위기 해결에 힘을 모으자 유럽 재정위기 우려감이 크게 진정됐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86.30포인트, 1.66% 상승한 1만1433.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20.43포인트, 1.72% 상승한 1209.11을, 나스닥지수는 34.52포인트, 1.34% 뛴 2607.07을 각각 기록했다.

장 초반부터 소폭 오름세로 시작했던 뉴욕증시는 막판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며 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오전중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일본과 스위스, 영국 중앙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공급 공조 소식이 회복되고 있는 투자심리를 한껏 부추겼다.

이날 ECB는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통화스왑 방식으로 공조해 유로존 은행들이 연말까지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개월 만기로 긴급 대출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최근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간 차입이 줄어들고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 이탈하면서 달러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유로존 은행들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로 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미국 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연준은 8월 미 산업생산이 전월의 0.9% 증가에 이어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0%를 웃도는 호조세였다. 다만 가장 최근인 9월 지역 제조업 동향을 보여주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은지수가 주춤거리긴 했지만 `속도 둔화`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이처럼 위기 우려가 줄어들자 금융주가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존 마크 회장이 은퇴하기로 한 모간스탠리가 7.17% 급등했고 JP모간체이스도 3.08% 올랐다. 도이체방크는 7%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제조업체인 타이코인터내셔널은 이스라엘 전자보안업체 인수 합의로 2.52% 상승했고 듀폰은 한국 코오롱에 승소하면서 2.11% 상승했다.

펩시는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며 2.66% 상승했고 도이체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코스트코는 1.36% 상승했다. 메이시스와 노드스톰, 홀푸드 등 소매업체들도 일제히 2~4%씩 올랐다.

반면 DVD 고객 감소 탓에 JP모간이 목표주가를 크게 하향 조정한 넷플릭스는 18.91%나 폭락했다.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하게 되는 블랙베리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은 최근 태블릿 실적 부진까지 보이며 0.61% 하락했다.

◇ S&P "美 추가등급강등, 내후년까진 없을듯"

지난달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전격 강등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적어도 내년말, 또는 내후년까지는 추가 강등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S&P의 국채 등급 책임자인 존 체임버스 이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의 마켓50서밋에 참석, "앞으로 미국의 국가등급을 추가로 낮출 가능성은 3분의 1 정도"라고 밝혔다.

또 그는 "만약 추가 등급 강등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과 관련해 무엇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때문"이라며 "재정긴축이 다소 희석되거나 의회가 의미있는 조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임버스 이사는 "내년말이나 2013년까지는 아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또다른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국상황이 예전보다는 나아지길 바라고 있다"며 "재정적자도 축소돼 우리가 미국 등급에 대해 안정적으로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 美 제조업경기 회복지속..속도는 둔화

하반기 들어서도 미국 제조업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9월부터는 속도가 둔화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어 하반기 경기 회복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공장, 광업, 유틸리티를 포함하는 8월 미 산업생산이 전월의 0.9% 증가에 이어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8월에 생산 증가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웃도는 호조다.

그러나 뉴욕 연은이 발표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마이너스 8.8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마이너스 7.7나 월가 전망치인 -4를 모두 밑돌았다.

필라델피아지역 경기를 보여주는 9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지수 역시 마이너스 17.5로 전월의 마이너스 30.7보다 다소 높아졌다고 필라델피아 연은이 발표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15.0보다는 더 좋지 않았다.

◇ 중앙은행들 나섰다.."유럽 달러가뭄 해소"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과 공조해 유럽 은행들에게 부족한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유로존 은행들이 연말까지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개월 만기로 3가지 방식의 긴급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ECB는 이를 위해 미 연준은 물론이고 영국 영란은행(BOE)과 일본은행(BOJ), 스위스중앙은행(SNB) 등과 공조하기로 했다. ECB와 이들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달러화를 스왑하는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는 최근 유럽 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전날에는 확인되지 않은 유럽은행 2곳이 ECB로부터 달러화 5억7500만달러 어치를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시장에서 은행들이 빌릴 수 있는 금리보다 높은 1.1% 수준으로, 최근 6개월간 차입이 없다가 지난달 17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것이었다.

◇ 라가르드 "일부 선진국 긴축조치 지나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선진국중 일부 국가가 글로벌 경제 둔화와 새로운 경기후퇴 위험을 불러일으킬 만큼 긴축조치를 지나치게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나라마다 정밀한 과정이 다르며 어떤 나라는 시장의 압력 때문에 적자를 감축하는 것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는 성장세가 더 주춤거린다면 그 과정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조정 플랜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나라는 지금도 여전히 지나치게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으며, 경제 둔화를 이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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