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기술주 바통 터치`..연중 최고

미 달러 반등으로 상품주 주춤하자, 기술주 강세 주도
다음주 IBM·인텔 실적발표 앞두고 기술주 추천 이어져
다우 마감가 1년래 최고..주간 수익률 3주만에 반등
  • 등록 2009-10-10 오전 6:56:29

    수정 2009-10-15 오전 3:22:38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달러 반등에 따른 상품주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오름세로 마감했다. 특히 다음주 IBM과 인텔의 실적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기술주의  투자의견이 줄줄이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살아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78.07포인트(0.8%) 상승한 9864.9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35포인트(0.72%) 오른 2139.28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01포인트(0.56%) 상승한 1071.49를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주간 단위로 3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우 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다우 지수는 지금부터 정확히 2년전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에 비해서는 30% 가량 모자라는 수준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긴축정책 관련 발언으로 미 달러화가 반등세로 전환, 최근 강세를 이끌었던 상품주의 모멘텀이 크게 약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수들이 밀리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주요 지수들은 개장초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IBM과 구글, 리서치 인 모션(RIM) 등에 대한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다 장후반 도이체 방크가 반도체종목들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전망하자,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해 일중 고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의 다우 지수 구성종목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20개, 내린 종목은 10개로 상승 종목이 우세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을 의미하는 긴축정책 관련 발언으로 미국채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미국 달러화가는 강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는 달러화 반등 영향으로 오전 한 때 하락세를 보였지만, 주식시장이 반등하자 경기 및 원유수요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 소폭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 오늘 사상 최고가 2주년...다우는 연중 최고치 경신

뉴욕증시는 주간단위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주 다우 지수는 3.98% 상승했고,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각각 4.45%와 4.51% 올랐다. 이로써 뉴욕증시는 3주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는 10월들어서도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가 각각 1.57%, 0.79%, 1.36% 상승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뉴욕증시가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이날 다우 지수의 마감가는 연중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작년 10월6일 9955.50 포인트로 마감한 이후 최근 1년래 최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저점 대비로는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가 52.47%, 69.04%, 60.69%씩 상승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2년전 이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에는 아직 30% 남짓 빠져있는 상황이다. 2007년 10월9일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1만4164.53과 1565.1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이는 현재보다 다우는  30.4%, S&P 500 지수는 31.5% 높은 수준이다. 

◇ 기술주 투자의견 상향 봇물..인텔·IBM 실적 기대감도 커져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줄줄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다음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는 IBM과 인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IT 하드웨어 섹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긍정적(positive)`로 상향 조정하고, 다우 종목인 IBM의 목표주가를 119달러에서 140달러로 끌어 올렸다. 이 영향으로 IBM은 2.97% 오른 125.92달러로 마감했다.

도이체방크는 반도체 업체들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힘입어 다음주 실적발표를 앞둔 인텔이 강세로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5% 가량 상승했다.

이외에도 크레딧 스위스는 인터넷 검색엔진 사업이 광고시장 회복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구글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로버트 W. 베어드사는 스마트폰 블랙베리 생산업체인 리서친 인 모션(RIM)의 주가가 매력적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 버냉키 발언에 달러화 반등..상품주 모멘텀 약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전날 저녁 통화조절적 정책이 아직도 상당기간 필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경제전망이 상당히 개선되자 마자, 긴축정책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겠다는 발언은 아니다. 그러나 항후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화두`로 인식되면서, 전날 1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던 미 달러화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 달러화가 반등세를 보임에 따라 금값이 엿새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영향으로 이번주 주식시장 강세를 이끌었던 금속관련 상품주의 모멘텀이 약화됐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와 센추리 알루미늄, 구리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금광주인 뉴몬트 마이닝 등 금속관련 상품주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뉴몬트 마이닝은 호주의 뉴크레스트 마이닝에 대해 적대적 기업인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 셰브론·허츠글로벌 강세..제약사 아코다는 급락

이밖에 다우 지수 구성종목이자 대형 에너지주인 셰브론이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강세로 마감했다. 회사측은 3분기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측이 3분기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 점이 호재가 됐다

또 렌터카업체인 허츠 글로벌 홀딩스가 5% 이상 올랐다. CNBC 방송의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인 짐 크래머가 유망종목으로 거론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제지업체인 킴벌리 클라크는 아이-플로우(I-Flow)를 3억2400만달러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으로 아이-플로우가 7% 올랐고, 킴벌리는 0.3% 상승했다.

반면 제약사인 아코다 세라퓨틱스가 21% 급락했다. 이 회사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팜프리딘-SR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 미 8월 무역적자 감소..`긍·부정 평가 혼재`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8월 무역적자는 3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전월(31억9000만달러)보다 많은 330억달러가 예상됐기 때문에 예상밖의 감소다.

이는 전월에 비해 수출이 0.2% 증가한 반면 수입이 0.6% 줄었기 때문이다. 8월 수출액과 수입금액은 각각 1282억달러와 1589억달러였다.

수출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미 달러화 약세가 상품수출에 도움을 줬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가 개선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입축소는 원유수입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그 만큼 미국의 소비가 부진함을 반증한다. 월가 역시 8월 무역수지를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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