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장관, 미국 방문 결과 부풀려 브리핑

힐 대표는 ''북핵 결코 용인할 수 없다''

  • 등록 2005-09-10 오전 10:40:46

    수정 2005-09-10 오전 10:40:46

[노컷뉴스 제공]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북한 핵의 평화적 이용 문제에 대해 미국과 충분한 교감을 이뤘다고 밝혔으나 미국은 오늘(9일)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해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3일(미국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난 뒤 오는 6자회담의 성과를 기대토록 했다.

반기문 장관은 9일(미국시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 핵의 평화적 이용 문제에 대해 미국과 유익한 협의를 통해 충분한 교감을 이뤘다. 6자회담이 속개되면 거기에서 이 문제가 원만히 타결될 수 있도록 한·미 수석대표간에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북한 핵의 평화적 이용 문제에 대해 한·미간의 의견 조율을 마친 것처럼 말했다.

반기문 장관은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2일 저녁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라이스 국무장관과 만나면 잘 해결될 것"이라며 한·미 간에 모종의 합의를 봤다는 인상마져 강하게 풍겼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난 9월 9일(미국시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에 대한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힐 대표는 이날 미 국무부에서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민수용 핵 이용을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않다"고 단호하게 말한 뒤 "그 문제에 관한한 미국의 입장은 분명했고 북한이 핵 거래를 해선 안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북한에 대해 충분한 전력을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하겠다고 제안했고 북한은 지난 23년 동안 영변 원자로에서 플로토늄을 추출한 만큼 북한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허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힐 대표의 발언으로 미뤄볼때 북한 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은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반기문 장관은 마치 미국측의 강경한 입장이 유연해진 것처럼 특파원들에게 전달해 혼선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문 작성을 위한 오는 6자회담도 난항이 예상된다.

힐 대표는 "북한 대표들을 만나보면 감이 잡히겠으나 오는 6자회담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않으며 일주일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힐 대표는 오는 1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 후속 회담에 참석하기전에 한국으로 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태식 외교부 차관,송민순 차관보 등을 만나 대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 대표는 휴회 기간 동안 북한측 협상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면서도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북한과 대화 채널을 계속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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