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1조원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영국 레드리본자산운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한 현지 크로스보더(cross border·국경을 넘나드는) 대체투자 플랫폼 ‘크라우드인베스트’의 나컬 가르그 대표는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에 기회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라우드인베스트는 2014년 설립된 영국 런던 기반의 크로스보더 대체투자 플랫폼으로, 영국·유럽의 투자사와 엔젤 투자자가 신흥국의 유망 스타트업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혁신성을 인정받아 영국 레드리본자산운용과 심산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포브스 선정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성이 높은 스타트업 200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창업진흥원으로부터 ‘글로벌 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되면서 한국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데일리는 크라우드인베스트의 나컬 가르그 대표를 런던 메이페어에 위치한 사옥에서 만나 영국·유럽과 신흥국 및 아시아 투자 연결고리를 자처한 배경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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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인베스트는 현재 신흥국 스타트업의 비상장주식을 토큰화하는 RWA(Real World Asset·국채와 채권, 주식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것)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쉽게 말해 유동성이 없는 비상장사 주식을 토큰증권(분산원장 기술을 토대로 디지털화한 실물자산 기반의 증권) 형태로 발행해 유통을 활성화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회사는 영국과 인도 스타트업을 연결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조만간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북미, 라틴아메리카, 호주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해당 플랫폼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스타트업은 10개 안팎으로, 펀딩 금액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케냐 기반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태피’는 지난해 12월 크라우드인베스트를 통해 150만달러(약 2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거래에는 영국과 두바이, 싱가포르의 투자사 및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가르그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지리적으로) 동 떨어져 있는 자금 조달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투자사 입장에선 지리적 투자 보폭을 넓히는 한편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한 뒤 언제든 안전하게 엑시트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우드인베스트는 올해 9월 한국에 첫 번째 해외 법인을 세우며 아시아 진출의 닻을 올린다. 가르그 대표는 “한국에는 기술력있는 혁신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자국 뿐 아니라 영국·유럽 투자사들에게도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영국 및 유럽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가르그 대표는 “영국과 유럽 투자사들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치중되어 있다”며 “지리적으로 보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온 꼴인데, 인도와 같은 신흥국뿐 아니라 한국 등으로 분산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 수익 또한 높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한 한국은 글로벌 투자씬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며 “투자 보폭을 넓히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나컬 가르그 대표에게 비전을 물었다. 그는 “크라우드인베스트를 통해 유럽의 투자사와 개인 투자자들이 인도와 같은 신흥국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앞으로 비상장사의 자금 조달 뿐 아니라 담보대출, 공장의 공급망 금융(제 3자가 고객을 대신해 공급자에게 자금을 조달해 교환을 촉진하는 금융 거래의 한 형태) 등 다양한 고객을 마주할 수 있도록 보폭을 넓히려고 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대체투자 플랫폼으로 전 세계 비상장사와 투자 주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