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여행수지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해 여행수지 만년 적자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2015~2019년에는 적자액이 5년 연속 100억달러를 넘었다가 2020년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58억달러로 낮아졌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엔화 약세의 바람을 타고 일본 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여행수지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 2271만명의 30.6%(696만명)가 일본을 찾았으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2507만명)의 27.8%가 한국인이었다.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31만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여행수지 적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에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떠난 일평균 이용객 수(19만 5384명)가 지난해 설 연휴 때보다 53.2%나 증가했다. 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 외국인의 국내 관광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숙박비나 음식값 등 관광지 물가가 턱없이 비싸고 특별한 매력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K컬처 붐은 K관광에도 호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일본처럼 지역마다 특색 있는 명소들을 개발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