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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르면 유가는 이번 분기 배럴당 평균 90달러를 기록한 후 내년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배럴당 평균 81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위축되면서 유가와 상품 가격 전반이 하강하는 것이 WB의 기본 시나리오다.
하지만 WB는 중동지역 갈등이 고조되면 이런 전망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리비아 내전과 같은 수준의 ‘작은 혼란’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50만배럴에서 200만배럴로 감소하는데 이 경우 유가가 이번 분기 배럴당 93~102달러 범위로 상승할 것이라고 WB는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1973년 아랍 석유 금수조치에 필적하는 상황으로, 이 경우 전세계 석유 공급이 하루 600만~800만배럴 줄어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게 WB의 전망이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석유수출국기구(OAPEC) 회원국들은 욤키푸르 전쟁 동안 이스라엘을 지원했던 캐나다, 일본,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을 상대로 금수조치를 실시했고, 1차 석유 파동이라는 불리는 사태가 시작됐다.
특히 세계은행은 에너지 시장의 혼란은 식품가격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운송비, 비료 가격이 덩달아 뛰어 농산물 가격이 치솟을 것이기 때문이다.
WB 차석이코노미스트 아이한 코세는 “고유가 흐름이 지속하면 불가피하게 식품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미 식품가격 인플레이션이 심화됐는데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말 전세계 인구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7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영양실조 상태였는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전쟁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게 WB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