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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대학 동기 김모씨는 언론에 “원래 성실한 친구라 아침 8시 30분에 근무를 시작하더라도 꼭 1시간 일찍 가는 아이라서 그날도 빨리 출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방학 중에 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은 모두가 꺼리는 데도 본인이 맡아서 한 거였다”면서 “정말로 선량한 친구가 일하러 가다가 그렇게 됐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대학 동기도 “친구가 사실 방학 기간에 신림동 자취방에 있을 이유가 없는데 워낙 솔선수범하는 친구다 보니 남들이 꺼리는 방학 중 연수를 맡았다가 그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성격이라 학부모들이 과도한 요구를 해도 웃으며 받아줬다고 한다. 대신 답 문자를 써주기도 했다는 대학 동기는 A씨를 “그야말로 천사같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같은 동호회원 윤모씨도 “대회를 하면 미리 계획해 발표자료까지 만들고 솔선수범했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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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방학 기간에 5일 동안 진행되는 교직원 연수 기획·운영을 맡았다. 사건이 발생한 당일은 연수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고 한다.
A씨의 사촌 언니도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착한 아이였다. 싫은 소리도 못 하고 힘든 일도 맡아서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사건 이후 의식불명 상태였던 A씨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피의자 최모(30)씨에게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간살인죄는 형량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와 달리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처벌할 수 있다.
최씨는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인 너클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A씨를 마구 때린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