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선불충전 업체는 고객 충전금 100% 전액을 채권이나 예금 등 안전자산에 쌓아놔야 한다. 하지만 SM하이플러스는 보유한 고객 충전금 2821억원 중 430억원은 부동산에 투자했고, 322억원은 계열사 대출금으로 취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확인됐다.
SM하이플러스는 부동산 투자금은 계열사인 ‘탑스텐동강시스타’, 경북 김천의 골프장 ‘애플밸리’로 대부분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출금의 경우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에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SM하이플러스는 또 안전자산에 보관 중인 나머지 고객 충전금 2069억원도 신탁이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예금(769억원)과 MMF(1300억원)에 고객 돈을 보관하고 있으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 가이드라인상 선불업체는 고객 충전금 일체를 안전자산에 보관하는 동시에 이를 신탁 처리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고객 충전금을 안전자산에 보관하지 않고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선불업체는 SM하이플러스가 유일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SM하이플러스를 제외한 선불업체 79곳은 모두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충전금 전체를 안전자산에 보관하고 신탁이나 보증보험 처리를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내 선불업체의 고객 충전금은 지난해 말 기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SM하이플러스 측은 이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되려면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매 분기 현금을 확보해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 안전자산 비중을 100%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충전금 분리보관 및 외부기관 예치 등을 의무화한 전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