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절반 겨우 지났는데…'2023년 실적 줄하향'

2023년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 한달새 7.8%↓
순이익도 8.3% 쪼그라들어…4Q 어닝쇼크가 '주범'
"4분기 부정적 환경 지금도 여전…실적 우려 확대"
반도체 업황도 캄캄… 중국 리오프닝 기대만 '온기'
  • 등록 2023-01-20 오전 4:30:00

    수정 2023-01-20 오전 4:3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023년이 시작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상장사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낸 기업들이 올해 역시 소비심리 침체와 수요 위축 속에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사진=연합뉴스)
1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2023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277곳의 영업이익 합은 191조616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해도 207조7357억원 수준이었던 전망치는 7.8%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157조5220억원에서 144조4189억원으로 8.3% 쪼그라든 상태다.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2022년 4분기 어닝쇼크를 2023년 실적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실적 발표는 첫 테이프를 끊은 삼성전자(005930)부터 실망스러웠다. 지난 6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70조원,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각각 3.74%, 37.44% 하회하는 수치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8% 줄었고 영업이익은 13조 8700억원에서 69% 급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373220) 역시 매출액은 8조5375억원, 영업이익은 237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영업이익(4534억원)을 한참 밑도는 실적이다.

물론 4분기에 상장사들은 성과급이나 퇴직금, 인수합병 대금 등 일회성 비용을 털어내곤 한다. 하지만 이번엔 환율 급락과 수출 및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어닝쇼크 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1일 1440원에서 12월 말에는 1260.9원으로 12.4% 하락했다. 대다수의 기업이 환헤지를 하고 있지만, 수출기업 중 4분기 실적전망에 분기 초 환율을 활용했을 경우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은 커진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해서 미래 실적 역시 예상치를 밑도는 것만은 아니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둘러싼 환율, 수출, 내수 등의 환경이 여전해 미래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높이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한국 증시의 큰 축인 반도체 업체들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재고 문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달 동안 33조552억원에서 22조2553억원으로 무려 32.7% 내려왔고, SK하이닉스(000660)의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1조3486억원에서 한 달 만에 4조713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다만 이 가운데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장사도 있다. 봉쇄 일변이었던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만큼, 중국 매출 비중이 큰 화장품이나 여행 업계의 실적 전망은 상향되고 있다. 호텔신라(008770)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2160억원에서 현재 2339억원으로 8.3% 증가했고, 롯데관광개발(032350)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812억원에서 836억원으로 3.0% 늘었다. 또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 업종에서도 실적 증가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국내 경기민감주의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2012년과 달리 과잉공급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민감주의 실적 악화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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