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13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이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 TSMC가 있는 대만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 각종 지원책을 발굴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정치권이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
대만은 이 같은 반도체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확장에 나섰다. 대만 최대의 첨단 공업단지인 신주과학단지의 공장 개보수에 약 273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공장 면적을 6배 확장하고 취업 인력 5848명, 연간 생산액은 약 412억 대만달러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가오슝 차오터우, 자이, 핑둥 과학단지를 신설하고 타이난 산업단지를 확장해 대만 내 투자 확대와 산업 클러스터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첨단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대만 기업의 리쇼어링을 위해 국가발전기금을 통한 5000억 대만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 또 중소기업에는 1.5%, 대기업에는 최소 0.1%에서 최대 0.5%의 이자 지원 혜택을 5년간 제공한다.
대만 경제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그 중에서도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게 강 센터장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만도 반도체가 수출의 효자 품목인 만큼 반도체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공업기술연구원과 대만 행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명목 GDP 중 반도체 의존도는 18.8%였고, 올해는 20.9%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19.4%였다.
강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은 대만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미국과 중국 등에 과시할 수 있는 무기”라며 “반도체 경쟁력이 무너지지 않도록 국가까지 나서서 전력을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산업 육성의 중요성에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국회에서는 ‘K-칩스법’도 발의된 상태다. 반도체 클러스터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인력 양성 방안 등이 담긴 ‘국가첨단전략산업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30%로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묶은 패키지법안이다. 그러나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은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검토한 이후 진전이 없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강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이 핵심 전략자원으로 뜨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반도체 육성 지원법의 통과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세계에서 1등을 하는 분야는 지켜야 하지 않느냐”며 “정치권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1962년 출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대만 국립정치대학 동아연구소 중국정치경제학 석·박사 △한중사회과학학회 명예회장 △HK+국가전략사업단장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